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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단독] 앞에선 대화 시도, 뒤로는 돈줄죄기…한진, KCGI 압박 통할까

등록 2019-05-17 14:52수정 2019-05-17 19:17

KCGI에 대출해준 투자은행 압박
6~7월 만기 400억 연장 불투명
다른 기관도 한진 눈치 대출 꺼려

삼남매 경영권 다툼 계속 땐
KCGI에 ‘백기사’ 역할 요청 가능성
타협점 모색 수차례 만남 제안도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한진그룹이 행동주의 펀드인 2대 주주 케이씨지아이(KCGI)를 상대로 ‘화전양면’ 전략에 나서는 모양새다. 케이씨지아이에 대출해준 금융회사를 압박하는 한편으로 케이씨지아이와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승계와 상속을 둘러싼 한진 총수 일가의 내부 분란이 해소되지 않은 터라 케이씨지아이와 전면전을 펼치기는 어려운 사정 탓인 것으로 보인다. 케이씨지아이가 ‘남매의 난’에서 어느 한쪽 편을 들어줄 가능성에 대해서도 시장에서는 거론되고 있다.

17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한진그룹은 케이씨지아이에 대출을 해준 투자은행(IB)에 불편한 심기를 보이는 등 ‘돈줄’ 압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진그룹 쪽에서 케이씨지아이에 주식담보대출을 해준 미래에셋대우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케이씨지아이에 대한 대출 연장이 불투명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3∼4월 케이씨지아이에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200억원씩 총 40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맺었다. 만기는 6∼7월에 돌아온다. 이 관계자는 “한진칼 주식이 안전한 담보물임에도 다른 투자은행도 한진그룹과의 관계를 고려해 케이씨지아이에 주식담보대출을 해주길 꺼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진칼은 케이씨지아이와 대화도 시도하고 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진그룹 핵심 관계자들이 케이씨지아이에 몇 차례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 만남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주총에서 벌어질 표 대결을 앞두고 케이씨지아이와 타협점을 찾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씨지아이의 한진칼 지분은 14.84%로, 고 조양호 회장의 지분 17.84%와 3%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고 조 회장의 세자녀 현아·원태·현민씨의 지분은 각각 2.31%, 2.34%, 2.30%로 거의 차이가 없다. 고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와 세자녀가 일반 상속기준에 따라 지분을 물려받는다 해도 서로 이견이 존재하는 상황이라면 케이씨지아이의 지배력을 능가하기 어렵다. 내년 한진칼 주총에는 조원태 사내이사 연임안이 상정되는데다, 케이씨지아이가 경영 효율성 제고 등을 이유로 총수 일가에 불리한 주주제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케이씨지아이에 ‘백기사’(우호세력)로 나서달라고 요청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강성부 케이씨지아이 대표는 과거 상속세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중견 건설사 요진건설산업 대주주들을 돕고 차익을 실현한 전력이 있다. 강 대표는 2015년 사모펀드 ‘엘케이(LK)투자파트너스’에서 요진건설산업의 지분 45%를 확보하는 투자를 주도해 2017년 1대 주주에게 지분을 되팔아 순수익률만 200% 이상 달성했다. 케이씨지아이가 다른 총수일가에 맞서 조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뛰어 차익을 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같은 이유로 케이씨지아이는 조 회장과 갈등하는 다른 총수일가 쪽 백기사가 될 수도 있다.

한편, 핵심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정기임원인사가 미뤄지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3남매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임원인사로 ‘조원태 회장의 색깔’과 회사의 미래전략을 추측할 수 있는데, 남매간 다툼으로 인사가 연기됐다는 추정이다. 통상 대한항공은 매년 1~3월께 정기임원인사를 발표하고 4월 평사원 정기인사를 냈으나, 올해 평사원 인사는 지난달 이뤄졌지만 임원인사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주총과 조 전 회장의 별세 등으로 미뤄지고 있다. 정기임원인사 시기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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