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는 ‘항공권 싸게 사는 꿀팁’이 넘쳐난다. ‘인터넷으로 항공권을 검색하기 전에 반드시 쿠키(이용자가 웹사이트를 방문한 기록, 구매 내역 등이 담긴 임시파일)를 삭제해야 한다’, ‘항공권은 화요일에 구매하는 게 가장 싸다’, ‘수요일에 출국해 화요일에 도착하는 항공편이 가장 저렴하다’는 것 등이 널리 알려진 ‘꿀팁’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두 사실이 아니다. 우선 항공권 가격 비교 사이트가 이용자의 쿠키를 수집하는 건 맞지만, 가격에 반영되지는 않는다. 가격 비교 사이트는 여행사나 항공사에서 매긴 항공권 가격을 보여주기만 할 뿐 가격을 조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항공권 검색 엔진인 스카이스캐너 관계자는 “이용자의 쿠키를 사용하는 이유는 출발지 설정이나 그전에 사용한 검색에 기반을 둬서 호텔검색이나 렌터카 검색을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쿠키 삭제 여부와 항공권 가격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10분 전에 떠 있었던 최저가 항공권이 지금은 검색되지 않는다’며 쿠키가 가격에 반영된다고 의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항공권 가격은 1분 사이에도 가격이 변동하기 때문에, 금방 봤던 가격이 사라진다 해도 쿠키와는 관련이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정 요일에 항공권을 구매하거나 특정 요일에 출발·도착하는 항공편이 싸다는 낭설은 어디서 나왔을까. 여행사에서 자체적으로 항공권 구매 흐름을 분석해 발표한 자료 때문으로 보인다. 항공기 발권 업체 에이아르시(ARC)와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는 항공권 구매 빅데이터를 분석해 2019년 항공여행 전망 보고서를 내고 “일요일에 항공권을 구매했을 때 다른 요일보다 평균 31.5% 저렴하다”며 “금요일에 구매하면 평균 12.4%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스카이스캐너도 한국 출발 왕복 항공권 가격 추이를 분석해 “수요일 출발해 화요일에 도착하는 일정이 평균 7.7% 저렴하다”는 결과를 내놔 ‘수출화도’가 공식처럼 떠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요일 관련 데이터는 전반적인 추세가 그렇다는 것을 보여줄 뿐, 어느 요일에 사야 싸다거나 어느 요일에 출발하는 게 저렴하다고 결론을 내리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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