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LG)전자가 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삼성전자의 ‘큐엘이디(QLED)’ 8K 티브이(TV)를 공개 비판했다. 티브이 화질을 가늠하는 ‘화질선명도’가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가 정한 기준치(50% 이상)보다 현저히 낮은 12%에 그친다고 지적한 것이다.
엘지전자는 개막 하루 전 언론 대상 사전 설명회에서 삼성전자의 75인치 큐엘이디 티브이와 엘지전자의 75인치 나노셀 티브이를 나란히 견주며 “엘지의 화질선명도(CM·Contrast Modulation)가 90%인 반면 삼성은 12%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현장에서 두 티브이를 확대해 보여주며 “삼성전자 티브이는 CM값을 충족하지 못한 탓에 자세히 보면 화질이 뭉개지고 선명도가 떨어진다”며 “화질 저하 때문에 모기장 표면처럼 화면이 잘게 나뉘는 ‘모기장 현상’도 나타난다”고 했다.
화질선명도는 아이시디엠이 해상도를 측정할 때 사용하는 디스플레이표준평가법으로, 화소 수를 보완하는 개념이다. 화질선명도가 50%를 넘겨야 제품의 해상도를 신뢰할 수 있다고 본다. 두 티브이 모두 엘시디(LCD·액정표시장치) 티브이지만 삼성전자는 브이에이(VA) 패널에 퀀텀닷 필름을 사용하고 있고 엘지전자는 아이피에스(IPS) 패널에 나노셀 소재를 활용하는 등 기술이 다르다. 엘지전자가 삼성전자의 대표 제품 큐엘이디의 성능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엘지전자는 최근 오스트레일리아 현지 행사에서 삼성전자의 8K 티브이를 가리켜 “화질선명도가 국제기준치보다 떨어진다”고 주장했는데 구체적 수치는 이날 처음 밝혔다. 당시 삼성전자는 <한겨레>에 “아이시디엠에 나온 기준만이 아니라 여러 사항이 종합돼야 한다. 아이시디엠에서 규정하는 선명도를 기준으로 측정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보겠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일본 파나소닉과 중국 티시엘(TCL) 등이 참여한 ‘8K 협의체’를 통해 8K 논의를 주도하려 하고 있다.
베를린/글·사진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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