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이 인천발 노선 운항과 중거리 단독노선 취항을 통해 ‘레드오션’에 가까운 저비용항공 업계에서 차별화를 꾀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통매각이 진행 중인 상황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분리매각이 되더라도) 정비 수행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은 30일 오전 서울 소공동 더 플라자호텔에서 인천취항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인천국제공항발 국제선 취항 계획과 차세대 항공기 도입 계획을 밝혔다. 에어부산은 오는 11월12일 인천~중국 닝보 노선 취항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인천발 중국 선전·청두, 필리핀 세부, 대만 가오슝 노선을 취항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중거리 노선 운항이 가능한 에어버스 321네오엘아르(LR)를 도입해 싱가포르 등 중거리 공항 취항도 노리고 있다. 한 사장은 “에어부산의 인천 진출은 2500만 인구의 수도권 시장에 진출해 신규 수요를 창출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기존의 대형항공사(FSC)가 운항하던 노선을 저렴하게 운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부산의 인천 진출은 저비용항공사 간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인천발 중거리 노선을 개척해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에어부산은 김해·대구공항 등 영남권에서만 국제선을 운항하며 인천공항에 취항하지 않은 유일한 국내 저비용항공사인데, 김해공항의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포화율이 98%에 이르면서 신규취항 및 증편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지난 3월 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등 신규항공사 3곳의 항공운송면허 발급으로 국내 저비용항공사가 총 9개라는 점도 저비용항공사의 노선 차별화가 시급해진 배경이다.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천 진출 계획을 발표한 에어부산은 이날 간담회에서는 2020~2021년 최대 운항거리가 7400㎞인 에어버스321네오엘아르 4대를 도입해 저비용항공사 단독노선을 개척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태근 사장은 간담회에서 “새 항공기가 도입되면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전인미답 노선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도 델리 등도 즉각 취항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 사장은 ‘아시아나항공과 (분리 매각되어) 별도로 경영하는 게 가능하냐’는 질문에 “(분리매각이 되어도) 정비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관련 당사자이기 때문에 말하기가 어렵다”면서도 “개별정비를 많이 준비해왔고 1년 반 사이에 정비사 200명을 뽑아 (인력 문제가) 많이 해소됐다”며 분리매각이 되더라도 정비 수행에는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