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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타다, 상생안 제동 걸다 막다른 길…올해안 국회 논의 시급

등록 2019-10-30 21:32수정 2019-10-31 09:43

‘타다’는 왜 법정까지 가게 됐나

여객자동차사업법 예외조항 근거
택시업 면허 없이 서비스 시작
기존사업자 대상 규제 적용 안받아

택시 반발로 정부가 상생안 냈지만
타다 “법 통과 전 세부안 마련” 주장
‘1만대 증차’ 발표로 반발 키우고
검찰 기소로 사업 위축 직면

김상조·김현미·박영선 “기소 성급”
국토부 “올해안에 국회서 논의해야
렌터카 기반 실시간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렌터카 기반 실시간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시작은 ‘카풀’이었다. ‘출퇴근에 한해서만 자동차 유상운송을 허용한다’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81조 1항을 파고들어 사업을 시작했다. 원래 법 취지는 ‘무분별한 자가용 영업을 차단하면서도 대중교통 부족을 카풀로 보완’하려던 것이었지만, 풀러스와 카카오모빌리티 등 카풀 사업자들은 이를 규제 회피의 기회로 봤다. 예외조항에 기댄 사업은 시작부터 진통을 겪었다. 위기감을 느낀 택시기사들이 지난해 말부터 잇따라 분신했고 ‘출퇴근 시간대(오전 7~9시와 오후 6~8시)’를 특정한 카풀 허용 법안이 통과되면서 카풀 논란은 멈췄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타다도 규제 회피를 사업 전략으로 삼았다. ‘11~15인승 승합차 임차인은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는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에 근거해 택시 면허 없이 사업을 시작했다. 운행 지역과 요금 등 기존 사업자가 받는 택시 규제도 거의 받지 않았다. 7천만원대의 택시 면허를 사들인 개인택시 기사들이, 면허가 없는 대가로 회사에 하루 10만원이 넘는 사납금을 내는 법인택시 기사들이 타다에 반발한 이유다. 2016년 벅시의 예약제 차량호출 서비스를 시작으로 실시간 서비스인 타다가 나타났으며 파파·차차와 같은 유사 서비스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예외’가 많아지자 정부는 이들을 제도 안에서 관리할 필요를 느꼈다. 산업 발전 속도에 규제를 맞추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카풀·택시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만들었고 ‘택시-플랫폼 실무논의기구’를 거쳐 ‘혁신성장 및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을 지난 7월 내놨다. 사업자 유형을 셋으로 나눠 택시 면허를 사거나 빌리는 자를 1유형(타다), 택시업체와 직접 손잡는 자를 2유형(카카오모빌리티 등), 승객과 택시를 연결하는 자(티맵택시 등)를 3유형으로 분류해 허가제로 운영하겠다고 했다. 사업자들에게 나눠줄 면허량을 정하고 사회 기여금도 걷기로 했다. “총량을 얼마나 할지, 기여금은 어떻게 쓸지 등은 일단 법을 통과시킨 뒤 시행령에서 정할” 계획이었다.(국토교통부 관계자)

반면 타다는 법안 논의 단계부터 구체적인 사업 방향을 협의하기 원했다. 타다는 지난 7월 국토교통부가 개편안을 발표하기 전부터 “면허 총량과 기여금은 정부가 미리 정하면 안 된다. 사후규제를 포함해 다양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했고 이를 법안 통과 전 명확히 하기를 요구했다. 타다를 운영하는 브이씨엔씨(VCNC)의 박재욱 대표는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타다는 지금도 시행령에 기반해 서비스하고 있다. 법이 아닌 시행령으로 운영 규정을 정하면 지금과 같은 문제가 되풀이된다”고 했다. 두차례 실무회의가 열렸지만 타다는 정부와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3개월을 더 소비했다. 여기에 타다가 ‘1만대 증차’까지 발표하면서 기름을 부었다. 택시기사들은 대규모 집회를 열고 또다시 반발했다.

논의를 무한정 미루던 타다의 속내엔 소비자들이 환호하는 ‘시장 1위 사업자’라는 자신감도 있었다. 타다는 법안 통과를 두고 다른 모빌리티 사업자들과 각을 세워왔다. 마카롱택시를 운영하는 케이에스티모빌리티와 카카오모빌리티 등이 ‘법안 우선 통과’로 사업 불확실성을 해소하려 한 반면, 동종업계 선발주자로서 입지를 굳힌 타다는 자신에게 불리한 법안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었다. 도리어 타사의 진입을 늦추며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편이 이득이었다. 모빌리티 스타트업들은 “일단 법안을 통과시켜야 사업을 안정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데 타다 때문에 일이 안 된다”며 불만스러워했다.

그러다 검찰 기소로 상황이 달라졌다. 국회에 더해 검찰마저 타다의 규제 회피 전략을 ‘불법’으로 본 것이다. 국회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예외조항에 근거한 유사택시업을 금지한 법안이 발의돼 있고, 검찰은 타다의 영업이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타다가 사업을 인정받으려면 그간 반대했던 법안의 ‘제1유형’(규제혁신형 플랫폼택시) 사업자로 인가받는 방법밖에 없다.

검찰의 철퇴가 타다만 향한 것은 아니었다. 타다를 불만스러워하던 스타트업들도 검찰 기소 소식으로 투자가 위축되자 위기감을 토로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려던 스타트업들이 좌절하고 있고 스타트업 전반이 움츠러들었다”고 했다. 타다의 법적 리스크로 인한 불안이 산업 전반으로 퍼진 것이다.

청와대와 정부도 검찰 기소에 당혹감을 드러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당혹감을 느꼈다. 대통령이 큰 비전을 말한 날이었는데, 공교로운 일이었다”고 했다. 주무부처인 국토부 김현미 장관은 “1년 가까이 택시업계와 스타트업 기업과 두루 논의해 법안을 제출했고 며칠 후 법안 심사 소위원회가 열린다. 이런 상황에서 사법적으로 접근한 것은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지원 등을 담당하는 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 장관은 “검찰이 너무 전통적 사고에 머물러 있지 않았나 생각했다. 검찰의 입장이 굉장히 많이 아쉽다”고 했다.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국토부는 최소 12월 국회까지는 법안을 소위원회에 올려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하고 있어 당장 법안을 심의하지는 못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박홍근 의원안이 정부 개편안을 큰 틀에서 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국토부도 국회에서 의견을 내겠다”고 말했다.

신다은 최민영 김태규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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