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면세점 구역. 인천공항/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대내외 악재로 안갯속에 빠진 항공업계가 무인 서비스 확대 등으로 비용 줄이기에 나섰다. 일부 항공사는 무료이던 면대면 서비스도 유료화했다. 무인 서비스 확대는 인력 구조조정의 방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항공은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공항 발권 카운터를 유료화해 ‘셀프 수속’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부터 무안·광주공항을 제외한 국내선 공항 카운터에서 탑승권을 발급받는 승객에게 1인당 3천원의 발권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현장 예약이 아닌, 예약 탑승권을 발급받는 데 수수료를 물리는 곳은 제주항공이 처음이다. 유료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국내선 탑승객 10명 중 9명(92.8%)은 키오스크·모바일·웹체크인으로 했고, 유인 카운터 수속 비중은 10월 11%에서 11월 7.2%로 감소했다. 제주항공은 “에어아시아·라이언에어 등 외국 저비용항공사도 카운터에서 수속하는 고객들에게 별도의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했다.
카운터를 유료 전환한 것은 아니지만, 대형항공사(FSC)도 올 하반기부터 ‘셀프 체크인’을 늘리는 쪽으로 개편했다. 대한항공은 9월부터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해 취항 중인 모든 국내 공항의 일반석 카운터를 셀프 체크인 전용 수하물 위탁 카운터로 바꿔, 일반석 승객은 키오스크·모바일 등으로 탑승권을 받아야 카운터에서 수하물을 부칠 수 있다. 키오스크 체크인 시 승객이 직접 수하물도 등록하는 ‘셀프 태깅’도 운영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취항하는 국내선 전 공항을 셀프 체크인 시스템으로 바꿔 수하물 전용 카운터를 운영하고 있다.
항공사의 이런 조처는 장기적으로는 인건비 감축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항공업계는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해 인건비 절감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50살 이상, 15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고 희망자에 한해 6개월짜리 단기 무급휴직도 시행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5월 희망퇴직에 이어 운항·객실 승무원 등을 제외한 전 직원에게 무급휴직을 신청하게 하고 있고, 지난 9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이스타항공은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하는 등 항공업계는 인건비 감축에 돌입한 상태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사는 유류비·정비비·항공기리스료 등 고정비용이 많이 들어 감축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 무인 서비스 확대로 불필요한 인력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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