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말년이 구속 위기 등으로 얼룩진 배경엔 복잡한 가족사가 놓여 있다.
신 명예회장은 생전 세 번의 결혼으로 2남2녀를 두었다. 첫번째 부인은 신 명예회장이 19살이었던 1940년에 부부의 연을 맺은 고 노순화씨다. 1942년 노씨가 임신한 가운데 신 명예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장녀인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아버지 없이 어머니와 유년시절을 보냈다고 전해진다.
이후 일본에서 ㈜롯데를 설립한 신 명예회장은 1952년 일본 명문가 출신인 시게미쓰 하쓰코씨와 두번째로 결혼했다. 2015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을 벌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하쓰코씨가 낳았다. 두 아들은 성년이 될 때까지 일본에서 자랐다.
이후 신 명예회장은 한국에서 사업을 하며 ‘제1회 미스롯데’ 출신인 서미경씨와 사실혼 관계를 맺었다. 그 사이에서 딸 신유미씨가 태어났다. 신 명예회장은 롯데시네마 영화관 매점 운영권을 서미경씨, 신영자 전 이사장 등이 최대주주인 회사에 헐값으로 넘겨 롯데쇼핑에 손해를 끼친 혐의와, 별다른 직무를 수행하지 않는 신유미씨 등에게 101억원의 허위 급여를 지급한 혐의로 2017년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이 확정되기도 했다.
신 명예회장의 동생으로는 둘째 신춘호 농심 회장, 넷째 신준호 푸르밀 회장 등이 있다. 신 명예회장은 한국 사업 초기 이들과 함께 롯데를 운영했지만, 크고 작은 분쟁이 일면서 동생들은 각자의 사업체를 갖게 됐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