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제이(CJ)제일제당이 지난해 처음으로 연 매출 20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3분기 기준 6조9천억원 수준이었던 순차입금은 4조8천억 규모로 떨어졌다.
씨제이제일제당은 지난해 연 매출(연결기준)이 전년 대비 19.7% 늘어난 22조3525억원이라고 12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8969억원이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79.4% 급감한 1910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이유는 비교 대상인 2018년 순이익에 씨제이헬스케어 매각이익(1조3천억원)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10~12월)만 놓고 보면, 매출은 5조9613억원(21.1%↑), 영업이익 2698억원(56.3%↑), 순이익 935억원(흑자 전환)이었다.
식품사업부문이 회사 전체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했다. 지난해 식품사업부문 매출은 8조105억원으로 전년 대비 51.9% 증가했다. 올해 이른 설 연휴로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실적에 반영된 데다, 지난해 3월 인수한 미국 냉동식품 업체 슈완스 매출도 더해진 결과다. 씨제이제일제당은 “지난해 2분기부터 슈완스 실적이 본격 반영됐고, `비비고 죽‘, ‘햇반’ 등 주력제품의 매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사업부문(피드앤케어 포함) 매출은 전년 대비 2.7% 줄어든 4조7563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7% 늘어난 2600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 쪽은 “글로벌 시황 악화로 주력 품목 중 하나인 ’라이신‘을 전략적으로 감산했지만, 고수익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씨제이제일제당은 지난해 하반기 재무구조 개선 작업 결과 순차입금이 지난해 9월 말 6조9천억원에서 지난해 말 4조8천억원으로 줄었다고도 밝혔다. 씨제이제일제당은 지난해 3월 슈완스를 약 1조9천억원에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펼치며 재무구조가 나빠졌다.
이 때문에 씨제이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부동산 매각, 자산 유동화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꾀했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 소재 토지·건물을 8500억원에 처분하고, 서울 중구 필동의 씨제이인재원 일부를 씨제이이앤엠(ENM)에 매각해 528억원을 확보했다.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있는 토지와 건물도 세일앤드리스백 방식으로 2300억원에 매각했다. 씨제이제일제당은 “현재 순차입금 4조8천억원은 슈완스 인수 이전인 2018년말 기준 순차입금 4조5천억원 수준에 가깝다”며 “가양동 부지를 비롯한 유휴 자산을 유동화했고, 해외 자회사의 자본성 조달도 진행해 재무구조를 개선했다”고 말했다.
씨제이제일제당은 “올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바꾸고, 핵심 제품과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외부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건실한 기초체력을 갖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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