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통신’을 강조 중인 이동통신 3사의 올해 1분기 실적이 5G 가입자 증가와 신사업의 성장으로 호조세를 보였다. 하지만 5G 품질 논란과 초고속인터넷 속도 저하 등 ‘본업’에 대한 투자 미비에서 비롯된 문제도 풀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에스케이(SK)텔레콤과 케이티(KT)가 11일 각각 발표한 올해 1분기 영업실적을 보면, 두 회사 모두 영업이익이 한 해 전에 견줘 두자리수 증가율을 보였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지난 1~3월 동안 한 해 전보다 29% 늘어난 3888억원, 케이티도 같은 기간 14.3% 증가한 4442억원의 이익을 냈다. 매출 증가율은 에스케이텔레콤은 7.4%, 케이티 3.4%이다.
두 회사는 모두 미디어·플랫폼 등을 중심으로 한 신사업의 높은 성장속도를 강조한다. 에스케이텔레콤의 경우 미디어·보안·커머스 등 신사업 부문의 매출이 한해 전보다 16.7% 증가한 1조521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1.8%를 차지했다. 해당 부문의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64.1% 증가한 1034억원이다. 케이티도 탈통신 전략의 핵심인 콘텐츠 그룹사와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IDC) 사업 등이 포함된 AI/DX 부문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2.2%, 7.5% 늘어난 1996억원, 1345억원이다.
5G 등 무선사업에서도 두 회사의 매출은 소폭 늘어나며 안정세를 이어갔다. 에스케이텔레콤의 무선 매출은 한해 전보다 1.9% 증가한 2조9807억원, 케이티는 같은 기간 2.0% 증가한 1조7707억원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5G 서비스 누적 가입자 수는 에스케이텔레콤이 674만명, 케이티가 440만명 수준이다.
업계에선 이같은 호실적에 힘입어 올해 1분기 통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14분기 만에 1조원을 넘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는 12일 실적을 발표하는 엘지(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은 24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망이다.
그러나 5G 서비스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에 더해 최근 유명 유튜버가 제기한 초고속 인터넷 속도 저하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통신 3사는 실적 개선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5G 이용자들은 통신 3사의 5G 서비스가 고가의 요금제에도 불구하고, 기존 엘티이(LTE·4G) 서비스와 품질 차이가 없다며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을 예고했다. 또한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에선 지난 5일부터 초고속 기가인터넷 속도 저하 문제에 대한 정부의 진상조사와 대책마련 촉구에 나설 민원인을 모집 중이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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