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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1천만원 아래 꼬마 전기차가 달려온다…도심 주행만 가능

등록 2021-05-31 04:59수정 2021-10-06 14:22

친환경 초소형 전기차 속속 등장
보조금 받으면 1천만원 미만에 구매
낮은 품질, 기능은 보완 필요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10년 전 벤츠의 2인승 경차 ‘스마트 포투’가 한국에 출시됐을 때 시장 반응은 엇갈렸다. 앙증맞은 외관과 연비가 좋지만 2천만원 넘는 찻값은 비싸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5일 만난 초소형 전기차 ‘쎄보-시 스페셜에디션(CEVO-C SE)’은 겉모습이 예전 스마트 포투를 닮았다. 차가 높고 앞뒤 길이는 중형 승용차의 절반 정도로 짧다. 주차(P) 모드가 없어서 정차 때 변속기 기어를 중립(N)에 놓고 핸드 브레이크를 올려야 하거나 뒷바퀴 굴림 차량이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그러나 주행 때 차이는 컸다. 전남 영광군 한국자동차연구원 주행시험장에서 15분 정도 시승 차를 몰아봤다. 전기차 특성상 저속 때 조용하고 가속이 쉽다. 반면 조향과 제동은 낯설었다. 요즘 차엔 기본 장착되는 파워 스티어링 기능이 빠져 운전대가 뻑뻑하고 브레이크 페달도 깊게 밟아야 차가 섰다. 승차감과 내부 만듦새는 스파크, 모닝 등 기존 경차에 못 미친다.

회사는 일반 소형차보다 저렴한 가격과 오토바이보다 나은 안정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전기 모터라는 무기를 달고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제품이라는 얘기다. 쎄보-시 제조사인 쎄보모빌리티의 박영태 대표는 “2인승 초소형 전기차를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있다고 확신한다”며 “오는 2025년쯤엔 연 1만 대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보조금 받고 1천만원 미만에 살 수 있는 ‘꼬마(초소형) 전기차’가 시장에 속속 선보이고 있다. 도심의 저비용 친환경 이동 수단에 관심 두는 소비자도 부쩍 많아지고 있다.

쎄보-시 스페셜에디션은 가장 최근 출시한 초소형 전기차다. 이전 모델은 지난해 국내에서 893대가 팔렸다. 지난 한 해 90여 대 판매된 전기차 마이브도 올해 후속 모델 출시를 준비 중이다. 당초 다음달 출시 예정이었으나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출시 시기가 9월 이후로 연기됐다.

요즘 신차는 기존 대표 초소형 전기차였던 르노삼성자동차의 트위지보다 상품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트위지는 에어컨과 히터 등 공조 장치와 창문이 없어서 자동차보다는 네 바퀴 달린 오토바이에 가까웠다. 하지만 새로 나오는 초소형 전기차는 공조 시스템을 기본으로 설치하고 실내 터치스크린 화면 등 편의 장치를 보강하며 완성차의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시장은 성장세다. 지난해 트위지를 포함한 초소형 전기차는 국내에서 약 2천 대 판매됐다. 처음 초소형 차가 도입되기 시작한 2017년(약 770대)에 견줘 판매량이 2.6배 늘었다. 최대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가격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하는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면 1천만원 아래 금액으로 신차를 살 수 있다. 1천만원이 넘는 기존 내연기관 경차보다 저렴하다. 각 제조사도 할부 구매 상품을 내놓으며 구매 문턱을 적극적으로 낮추고 있다.

연 13만원인 자동차세와 저렴한 연료비, 반값 주차료 등도 장점이다. 마트 장보기나 동네 마실 오가는 이동 수단으로 초소형 전기차가 관심을 끄는 배경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일단 기존 대형 완성차 업체가 만드는 내연기관 소형차 수준의 상품성과 기능을 기대하기엔 한계가 있다.

현재 자동차관리법은 초소형 전기차의 크기(앞뒤 3.6m, 좌우 1.5m, 높이 2m 이하)와 무게(승용차 기준 600kg 이하)를 별도로 정해 충돌 시험 통과 의무 등 안전 규제를 완화해주는 대신 최고 속도를 시속 80km로 제한하고 있다. 고속도로 등 자동차 전용 도로도 이용할 수 없다. 도심에서만 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유럽도 트위지 같은 초소형 전기차를 실내 공간이 있는 이륜차(오토바이)로 분류해 자동차와 같은 안전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존 완성차보다 뒤떨어지는 초소형 전기차의 기능과 안전성 등에 불만을 느끼는 소비자가 나올 수 있는 셈이다.

배터리 완충 후 100km를 밑도는 짧은 주행거리와 비교적 긴 충전 시간, 사후 관리 문제 등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전문가들이 가격과 제원만 보고 덜컥 구매를 결정하지 말고 반드시 차량을 충분히 이용해 보라고 조언하는 이유다. 마이브 제조사인 케이에스티일렉트릭의 경우 최근 연비 신고 오류 문제로 차량 구매자에게 17만원씩을 보상한 바 있다.

초소형 전기차의 이 같은 단점 때문에 이보다 하나 윗급인 전기차를 내놓는 회사도 있다. 쎄미시스코가 미니 전기차라는 이름을 붙여 출시한 이브이 제타가 대표적이다. 이 차량은 최고 속도와 도로 이용, 무게 제한 등이 없고 안전 및 편의 기능을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다만 가격이 보조금 적용 후에도 1천만원 후반대로 만만치 않은 편이다.

초소형 전기차 업계에서는 올해를 꼬마 전기차가 대중 곁으로 성큼 다가서며 일반 소비자의 평가를 받는 사실상의 첫해가 될 것으로 본다. 그간 팔린 초소형 전기차가 주로 우체국이나 마트 등에서 사용하는 배달용 화물차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황재연 한국스마트이모빌리티협회 과장은 “시장의 ‘큰 손’인 우정사업본부의 초소형 전기차 구매 물량이 예상보다 줄며 각 회사도 이제 일반 소비자를 위한 차량을 본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며 “올해부터 초소형 전기차를 향한 소비자들의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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