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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

[뉴스뜯어보기] 생애 첫 주택대출 금리 5.7%로 강화

등록 2006-02-23 19:41

20년상환 1억 빌릴때 시중은행이 55만원 더 싸
“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것은 가계에 부담을 준다. 은행에서도 큰 변수가 없는 한 금리를 이렇게 갑작스럽게 많이 올리지는 않는다.”(한 은행 대출 담당자)

건설교통부가 22일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대출(이하 생애첫대출) 금리를 5.7%로 올리기로 했다는 소식에, 대출 취급은행(국민, 우리, 농협) 관계자들은 “사실상 이 대출이 존재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지원한다는 뜻에서 만들어진 생애첫대출의 금리가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평균금리(연 5.60%)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 대출은 생애첫대출보다 금리변동이 심하다. 하지만 금리가 하향 평준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생애첫대출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5c직장인 김씨가 1억원을 대출 받는다면=오는 3월에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직장인 김아무개씨가 1억원을 빌린다고 가정해보자. 금리 5.7%인 생애첫대출을 1년거치 19년 균등분할 상환 조건으로 대출받는다면, 김씨는 1년 동안 매월 47만5천원씩 내야 한다. 그 다음해부터 19년 동안은 매월 72만원씩 낸다. 만약 김씨가 정부의 애초 계획대로 5.2%의 금리에 대출을 받았다면, 김씨는 1년동안 매월 43만원, 19년 동안은 69만원을 내면 됐다. 이자를 포함해 총 상환금액으로 치면 약 685만원을 더내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김씨가 생각을 바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받더라도 큰 차이는 없다. 은행 금리가 앞으로 바뀔 수 있지만, 지금은 오히려 더 싸다. 김씨가 우리은행의 ‘아파트 파워론 Ⅱ’으로 1억원을 대출 받았을 때 금리는 5.66%다. 총상환금액으로 따지면 생애첫대출에 견줘 55만원이 싸다. 23일 현재 아파트파워론의 금리는 6.26%이지만, 새 아파트와 청약예금 고객 등에 적용되는 금리우대 혜택을 모두 합치면 0.6%포인트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생애첫대출을 받을 때 김씨가 부담하는 근저당권 설정비용 80~90만원도, 은행 대출을 받으면 면제해준다.

5c왜 이런 정책실패가 생겼나=생애첫대출이 이렇게 삐걱거리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처음 도입 때 대출자격을 ‘세대주 소득 5천만원 이하’로 느슨하게 정했기 때문이다. 각각 연소득 4천만원인 신혼부부나, 거액을 상속받은 연봉 4천만원의 20대 미혼자도 대출 자격이 됐다. 나이 어린 고액 연봉자의 재테크 수단으로 전락한 것이다. 대출 연령대 분석결과를 봐도, 나이가 비교적 어린 35살 미만이 64.1%를 차지해, 35살 이상 35.2%에 견줘 월등히 높다. 건교부는 1월31일부터 두차례나 대출자격을 강화했지만, 이미 나간 대출액은 무려 1조6600억원에 이른다. 올해 주택구입자금 지원예산 2조5천억원의 65%가 80일 만에 팔린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오는 10월까지 예정된 이 대출 기간이 끝날 때부터 생긴다. 10월까지 이 대출이 유지되면 상시적으로 운영되는 서민용 대출의 재원이 바닥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이번에 대출 자격을 조정하면서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대출 자격을 ‘부부 합산 2천만원 이하’로 낮췄다. 연봉 2천만~3천만원의 수많은 봉급쟁이들이 ‘자격박탈’을 당한 것이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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