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집, 교통·편의시설부터 따져라

최근 입주한 대단지 아파트는 임대차 계약기간인 2년을 주기로 전세 매물이 많이 나와 수요자들이 계약 시점을 잘 맞추면 싼 값에 전셋집을 구할 수 있다. 사진은 2003년 완공된 서울 관악구 봉천동 ‘관악 푸르지오’(2469가구). 대우건설 제공

봄 이사철과 결혼 시즌을 앞두고 전세시장이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아파트 입주 물량이 크게 늘고 전셋값은 꾸준히 내림세를 보이면서 전셋집 마련 부담은 한결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수요자의 자금사정과 입맛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전셋집을 구하기는 여전히 힘든 것이 현실이다. 전셋집은 집값 상승 여력이나 개발 호재 등 미래가치보다 교통, 학군, 편의시설 등 주거환경이 우수한 곳을 고르는 것이 좋다.

봄 이사철 활기…“교통·편의시설 등 우선 따져라”
서울 봉천 대우푸르지오등 2∼3년차 대단지 눈길
실소유자·근저당 등 확인하고 확정일자 받아둬야

걸어서 10분 안쪽 정도의 역세권에 위치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고, 가까이에 학교가 있어 교육환경도 양호한 곳이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인근에 공원, 백화점 및 각종 편의시설들이 있어 생활이 편리한 단지를 중심으로 젊은 부부들의 수요가 몰리는 경향도 강하다. 또 새 아파트를 원한다면 입주한 지 2년된 아파트가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매물이 많이 나오므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스피드뱅크가 서울지역에서 입지 여건이 우수한 전세 아파트로 추천한 단지들과 함께 전세 계약 때 주의사항을 짚어본다.

■ 눈에 띄는 전세아파트 단지=서울 관악구에서는 봉천동 산 89 일대에 자리한 대우푸르지오 아파트가 눈길을 끈다. 봉천 대우푸르지오는 모두 2469가구로 이뤄진 초대형 단지다. 2003년 12월 입주해 단지가 깨끗한 편이며 24, 25, 32, 34, 42평형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이 걸어서 9분 정도 걸린다. 인근 교육시설로는 봉천초, 봉원중, 동작고교, 숭실대, 서울대 등이 있고 롯데백화점, 보라매병원, 관악산, 보라매공원 등을 이용할 수 있다. 24평형 전셋값은 1억3500만~1억4천만원 선이다.

구로구에서는 구로동 삼성래미안이 매물이 많은 새 아파트 단지로 꼽힌다. 지난해 5월 입주한 단지로 22, 23, 30, 40평형 모두 1244가구로 이뤄져 있다. 서울지하철 2, 7호선 환승역인 대림역이 걸어서 3분 거리에 있고 인근 교육시설로는 남구로초, 영서초중, 구로중고교 등이 있다. 30평형 전셋값은 1억4천만~1억5천만원선으로 싼 편이다.

영등포구에서는 문래동 현대홈타운이 눈길을 끈다. 33, 45, 51, 61평형 776가구 규모의 단지로 2003년 6월 입주했다. 지하철 2호선 문래역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으며, 인근 교육시설로는 문래초, 문래중, 관악고 등이 있다. 33평형 전셋값은 1억8500만~2억1천만원 선이다.

동대문구에서는 제기동 벽산아파트가 눈에 띈다. 24, 32, 43평형 640가구로 이뤄져 있으며 2002년 12월 입주했다. 단지 가까이 종암초, 성일중, 대광중고, 고려대, 경희대, 외국어대 등이 있다. 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을 걸어서 5분이면 이용할 수 있고 인근에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경동시장 등이 있다. 24평형 전셋값은 1억3천만~1억5천만원 선이다.

최근 서울숲 조성으로 주거환경이 좋아진 성동구 성수동에서는 강변건영 아파트가 손꼽힌다. 2002년 2월에 입주한 아파트로 28, 33평형 580가구다. 지하철 2호선 뚝섬역이 걸어서 5분 거리다. 통학 가능한 학교로는 경동초, 경일초, 성수여중, 경수중 등이 있다. 28평형 전셋값은 1억5천만~1억7천만원 선이다.

■ 등기부등본 확인해야=계약에 앞서 집주인이 실제 소유자인지 반드시 따져보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주민등록증과 등기부 등본을 대조해 보는 게 일반적인 방법이다. 만약 제3자가 집주인을 대신해 대리인으로 계약하려는 경우에는 집주인의 인감증명서를 첨부한 위임장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등기부 등본에 근저당과 가압류 등이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계약 당시 권리관계가 깨끗한 집이라도 잔금 지급일에 다시 등기부 등본을 떼어 보고, 주민등록 전입신고 다음날에도 이를 확인해봐야 한다. 또 동사무소에 전입신고를 할 때는 전세계약서 확정일자를 반드시 받아두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전입신고 다음날에도 등기부를 확인하는 이유는 만일 주민등록 전입신고 및 확정일자 날인과 근저당 설정이 같은 날짜에 이뤄졌을 경우 근저당 설정일이 임차인의 대항력 발생일보다 하루 앞서기 때문이다. 이는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의 대항력은 주택의 인도(입주)와 전입신고를 마친 다음날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데 따른 것이다.

전셋집은 마음에 드는데 근저당권 등이 먼저 설정돼 있는 경우에는 계약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이런 때는 임차인은 확정일자를 받더라도 후순위가 되는데, 이런 집에 세들 때는 주택이 경매에 넘어갔을 경우 보증금 전액을 보호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분석해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보면, 집값(매매가격)에서 선순위 근저당 금액(채권 최고액)을 뺀 가액이 전세 보증금을 충분히 초과해야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아파트가 경매에 부쳐지면 낙찰가액이 집값의 70~80% 수준까지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종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