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교부·주공 “중소형 평당 1100만원 충분”
업계 “1200만원 이상”…성남시 오늘 결정
업계 “1200만원 이상”…성남시 오늘 결정
24일 분양공고하고 29일부터 청약에 들어가는 경기 성남 판교새도시 중소형 주택(전용 25.7평 이하)의 분양가는 얼마가 적정할까?
건설교통부는 평당 1100만원 안팎이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건설업체들은 금융·가산비용 등을 계산하면 평당 1200만~1300만원은 받아야 한다는 견해다. 대한주택공사는 21일 평당 1100만원 선에서 공급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건교부 손을 들어 줬다. 분양승인권자인 성남시는 최근 분양가를 ‘1100만원대에 책정해 달라’고 각 업체에 공문을 보냈다.
정부 평당 1100만원이면 충분=건설교통부는 평당 569만원(용적률 163% 적용)인 땅값에 직간접 공사비·설계감리비 등 표준건축비 341만4천원, 지하주차장 건축비·발코니 트기 비용 등 가산비용 190만원을 더하면 1100만원 안팎이 적정하다고 발표했다. 건교부는 화성 동탄새도시 분양가 산정내역을 기준으로 했다. 이를 기준하면 판교새도시 32평형 분양가는 3억5천만원 선이다.
이번에 2184가구를 공급하는 주공도 평당 분양가격을 1100만원 안팎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주공은 일반 건설업체와 달리 땅 매입에 따른 취·등록세 등을 내지 않지만 땅 사는 가격은 민간업체와 비슷하다. 최근 민간업체와 주공의 본보기집을 둘러본 관계자들은 “주공 분양주택이 설계, 마감재 사용, 단지 특화 등 여러 면에서 민간업체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민간업체가 주공에 비해 가격이 비쌀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업계 1200만~1300만원은 받아야=민간분양 6개사가 성남시에 신청한 분양금액은 평당 1224만~1239만원이다. 3층 이상 기준층 분양가는 풍성주택이 평당 1250만원, 건영이 평당 1240만원이다. 일부 업체는 다락방을 꾸민 최상층을 평당 1300만원 가까이 책정했다. 정부 요구에 맞추려면 기준층 분양값을 최소한 평당 40만~50만원 정도 내려야 한다.
그러나 업체들은 분양값을 떨어뜨리기는 어렵다고 밝힌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사전 측량 결과 지하 암반이 발견돼 이를 자료로 제시하고 평당 30만원의 추가 건축비를 책정했는데 이 부분을 빼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지하주차장 공사 규모를 줄이거나 단지 안 수변공간을 가꾸는 등의 친환경 인증비용을 줄이면 분양값을 좀더 낮출 수 있지만 이렇게 되면 아파트의 품질이 떨어지고 사업승인 조건에도 맞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성남시는 최근 건설업체에 공문을 보내, ‘건교부가 이미 공표한 분양 예정가인 1100만원 대에서 분양가를 책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신현갑 성남시 도시주택국장은 “업체들과 가격차를 놓고 권고와 협상을 거듭하고 있으나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다”면서 “24일 분양공고를 해야하기 때문에 22일께 분양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허종식 최종훈 기자 jo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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