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2.21 16:36
수정 : 2005.02.21 16:36
올해 분양시장은 판교 청약으로 ‘11월 대란’을 치를 듯 싶다. 지난 17일 정부가 판교 투기방지대책을 발표해 당초 내년 하반기까지 나눠 분양하기로 했던 것을 오는 11월에 일괄 분양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판교새도시 분양계획이 일괄 분양으로 바뀜에 따라 청약경쟁률이 예상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판교청약은 40살 이상 10년 무주택자에게 우선 청약권이 주어져 서울·수도권 수요자들에게는 당첨 가능성이 여전히 낮은 편다.
일부에서는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치열한 중대형 평형을 노려 보라는 의견도 있다. 이번 발표로 중대형 평형 분양가가 평당 1500만원선으로 제한돼 시세차익을 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25.7평이하 아파트와 달리 입주 때부터 전매할 수 있는 것도 매력으로 꼽고 있다.
물론 확률 게임이므로 경우의 수를 따져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전략을 짜는 것은 지극히 과학적인(?) 방법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잘 따져 봐야 한다. 실제 투자수익을 어느 정도 거둘 수 있는 지 미리 가늠해 볼 필요가 있다.
합리적인 수준에서 경쟁이 이뤄진다면 판교 중대형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옵션을 포함해서 대략 16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평당 분양가를 1600만원으로 잡으면 48평 분양가는 7억6800만원 수준이 된다.
판교새도시에서는 분양권 전매가 허용되지 않으므로 준공까지는 팔 수 없다. 입주시점 가격을 시장 가격 수준에서 평가할 경우 가장 비교 대상이 될 만한 수서의 가격을 크게 뛰어넘기는 힘겨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입주시점 가격을 일원본동 48평을 기준으로 평당 2천만원인 9억6천만원으로 잡고 계산해 봤다.
올해 분양을 받으면 2008년에는 등기 뒤 팔 수 있어 입주시점에는 가격상승액만 1억 9200만원 정도 될 수 있다. 하지만 1년 미만일 때 팔면 1세대1주택자를 기준으로 양도세율은 50%로 중과되어 양도세만 대략 8천만원을 내야 한다. 따라서 실제 세금을 내고 남는 돈은 1억1300만원 수준이다. 단순하게 따져본다면 3년 투자를 통한 명목수익률은 14.7% 정도 되는 셈이다.
비과세 요건을 갖추기 위해 3년 보유한 뒤 2011년 판다고 가정할 때 연간 집값 상승률을 3%라고 잡고 6년간의 명목수익률을 따져보면 36.6%가 된다. 하지만 6년간 연 4%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실질 상승률을 계산하면 8%가 된다.
많은 가정을 전제로 한 예상 수익률이지만, 이 수치는 판교 중대형 평형 청약이 분양자에게 기대만큼 큰 수익을 안겨주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돈으로 환산되기 어려운 주거가치가 부가되지 않는다면 말이다.
안명숙/재테크 포털 모네타 사이버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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