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부족·거품론 의식 관망
“문은 열렸는데, 막상 들어가려니 겁이나서 주저하고 있는 형국이죠.”(한 시중은행 프라이빗 뱅커)
지난 19일 정부가 100만달러 범위에서 투자목적의 해외 부동산 구입을 자유화한다고 발표했지만, 당분간은 관망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시중은행들에 문의된 상담 내용을 종합해보면, “투자 문의가 크게 늘었지만 실제 행동에 나설 의사가 있는 고객들은 아직 미비한 수준”이라는 게 일선 프라이빗 뱅커들의 평가다.
해외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 자체가 급증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해외부동산 투자전문 업체 루티즈코리아에는 정부의 발표 뒤 하루 50명 이상씩 온라인 회원이 가입하고 있다. 일선 은행지점의 프라이빗 뱅킹 창구에도 문의 전화가 끊이질 않고 있다. 하나은행 한정윤 월드센터 지점장은 “캐나다 밴쿠버나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뉴질랜드 등 한국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지역은 가격이 이미 위험 수준에 이르렀는데도 문의가 계속 되고 있다”고 전했다.
루티즈코리아 임채광 팀장은 “투자 액수가 큰 반면 아직까지는 현지사정 파악이 안돼서 당분간 지켜보면서 정보를 모으고 있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이라며 “한 달 정도 더 지켜봐야 구체적인 움직임이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 역시 전세계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꺼지고 있고, 국내 부동산 투자와는 제도 차이가 있고 관리도 쉽지않다는 점을 들어 신중한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 팀장은 “해외 부동산은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정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본인이 거주하지 않으면 원격지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성급한 접근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