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204가구 조기마감…제도 성공적
“뱃속 아기는 인정 안되나” 문의도
“뱃속 아기는 인정 안되나” 문의도
경기 판교새도시 2차 청약에서 첫선을 보인 3자녀 이상 가구주에 대한 특별공급 제도(아파트 청약 우선권 부여)가 큰 인기를 끌었다. 전체 공급물량의 3%인 204가구를 공급했는데, 모두 1030명이 신청해 조기마감되는 등 청약 열기가 뜨거웠다. 따라서 제도 도입은 늦었지만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면서 공급물량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3일 건설교통부 신도시기획팀이 집계한 청약결과를 보면, 지난 1일까지 3자녀 이상 가구주를 대상으로 한 특별공급분은 모두 가구주 나이와 자녀수가 많고, 무주택기간이 길어 점수가 높은 우선순위자에서 마감됐다. 임대주택과 분양주택, 중소형과 중대형 가릴것 없이 실수요자인 3자녀 이상 가구주들이 대거 몰린 것이다.
지난 1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3자녀 이상 가구주를 대상으로 공급된 중대형 임대아파트 ‘동양엔파트’는 12가구 모집에 첫날에만 98명이 신청해 8.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앞서 지난달 30일 접수를 받은 전용면적 25.7평 이하 중소형 주택은 모집가구(53가구)의 11배가 넘는 597명, 전용 25.7평 초과 중대형은 모집가구(139가구)의 갑절인 289명이 신청했다. 이 중 동판교 A20-1블록에 짓는 주공 33평형은 서울지역 신청자 몫인 3가구에 81명이 청약에 나서 27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3자녀 이상 특별공급분의 인기는 청약자의 점수에 따른 접수 일정 첫날에 대부분 물량이 조기에 마감된 대목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중소형은 물론, 중대형 분양주택도 무주택 가구주 중 점수가 100점 만점에 85점 이상인 사람을 대상으로 접수를 받은 첫날에 마감됐다. 인천지역 거주자의 중대형 주택청약은 첫날 9가구가 미달됐으나 둘째날 75점 이상자 청약에서는 경쟁률이 3.3대 1을 기록했다. 또 동양엔파트는 70점 이상인 가구주를 대상으로 한 청약일 첫날 오전에 신청자 수가 모집가구를 넘었다.
3자녀 이상 무주택 가구주들이 가장 선호한 주택은 전용 25.7평 중소형 분양이었다. 이는 가족수에 견주면 전용 25.7평 이하가 넓은 것은 아니지만, 중대형은 분양값이 채권매입 비용을 포함해 8억원대에 이르는 등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또 중대형 중에서는 분양주택보다 임대아파트인 동양엔파트의 경쟁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모았다. 그러나 이는 분양주택의 경우 첫날 청약을 무주택자로 제한한 반면, 동양엔파트는 첫날 유주택자를 포함한 70점 이상 가구주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은데 따른 결과다.
판교새도시 3자녀 이상 특별공급분이 높은 인기를 끌면서 특별공급 대상자이기는 해도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은 주택 소유자한테는 청약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았다. 자녀 셋을 둔 직장인 정아무개씨(40)씨는 “33평형에 신청하려 했으나 20평대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하고 있어 청약기회를 갖지 못했다”며 “3자녀 이상 특별공급은 자녀가 많은 집에 도움을 주기 위해 도입한 것인 만큼 공급물량을 더 늘리고 대상자도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출산을 코앞에 둔 부부가 뱃속의 아기는 자녀로 인정할 수 없느냐고 문의하는 등 청약과정에서 화제도 많았다. 대한주택공사 홍보실 손주석 대리는 “3자녀 특별공급 신청자 가운데는 쌍둥이를 둔 부모들도 꽤 많았다”면서 “당첨되는 부부한테는 쌍둥이가 복덩어리인 셈”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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