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부동산

서울시 ‘고강도 처방’ 후분양제 도입 배경과 전망

등록 2006-09-25 11:05수정 2006-09-25 13:38

서울시가 25일 은평 뉴타운의 고(高)분양가 논란과 관련, 이미 분양 예정가를 발표한 은평뉴타운 뿐만 아니라 앞으로 서울시가 분양하는 모든 공공아파트에 대해 후(後)분양제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겠다는 `고강도의 처방'을 내놓았다.

후분양제는 건설 공정이 80% 이상 진행된 상황에서 실제 투입된 비용에 기초해 분양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이어서 이 제도가 제대로 정착할 경우 분양가격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제도개선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그동안 특정 현안에 대해 언급을 자제해온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기자브리핑을 통해 후분양제 도입 방침을 밝힌 것은 은평뉴타운 고분양가 논란을 조기에 종식시키려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일각에선 서울시의 후분양제 도입 방침에 대해 "5%의 적정 이윤을 얹어 선정했다"며 공개한 당초 분양원가 산정에 문제점이 있었음을 뒤늦게 인정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론도 대두되고 있다.

◇ 후분양제 도입 배경 = 서울시는 은평 뉴타운을 시작으로 `아파트 후분양제'를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간 조합 방식으로 추진되는 재건축.재개발 뉴타운을 포함, 시가 건설.공급하는 모든 아파트에 대해 건설 공정이 80% 이상 진행된 후에 분양하겠다는 것이다.

시의 후분양제 도입은 아파트 공급 정책상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평가도 있으나 강도높은 처방을 내놓지 않을 경우 고분양가 논란을 잠재울 수 없다는 판단이 일차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점을 의식한 듯 기자 브리핑을 통해 "시민 여러분께 많은 불편과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뉴타운 고분양가 논란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힌 뒤 후분양가 도입 배경에 대해 "좀 더 근원적이고 발본색원적인 방식이 뭐냐에 대해 고민을 거듭해 내놓은 대책"이라고 이라고 설명했다.


후분양제는 정부 방침에 따라 당초 내년부터 도입될 예정이었으나 서울시가 이를 앞당겨 먼저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주택공사와 수도권 지방자치단체, 지방공사가 공급하는 아파트에 대해 공정의 40%가 진행된 뒤 분양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시는 후분양제 도입에 따라 "사전 분양에 따른 추정 분양가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아파트 분양 가격의 객관성과 검증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공공부문의 후분양 제도를 앞당겨 정착시키고 이 제도가 민간 부분에까지 조기 확산될 수 있도록 견인차 역할을 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는 당초 공개하겠다던 은평 뉴타운 분양가격의 상세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시는 "이번에 발표된 분양가격의 세부 내역은 내용이 복잡해 이해하기 힘든데다 추정치가 많아 공개된다 해도 논란을 잠재울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발표된 분양가격은 사전 분양에 따른 금융 비용은 물론 대지 조성비, 주변 부대시설 건설비 등이 추정치로 산정되고 조성된 용지의 공급가액도 예정 매매가격을 기초로 작성해 부정확한 면이 있다는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과 민간 건설업체들은 시의 설명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하고 있다.

은평뉴타운 1지구의 공정률이 25% 안팎에 달하고 기초공사가 끝나 지상건물이 올라가는 마당에 구체적인 분양원가를 산정할 수 없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론이다.

대형 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보통 착공 전에 구체적인 분양원가 세부항목이 모두 산정되는데 공정률이 25% 진행됐든데도 분양원가 세부항목을 밝히기 힘들다는 것은 아무래도 인위적인 조작의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는 2004년 분양한 상암지구 7단지 40평형의 분양수익률이 39.2%에 달한다는 점을 들어 은평뉴타운 아파트의 분양수익률이 5%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해 왔다.

◇ 후분양제 내용과 전망 = 최창식 행정2부시장은 은평 뉴타운 분양가격이 낮춰지느냐는 질문에 대해 "낮추겠다고 표현하기 어려운 입장"이라면서도 "분양가를 낮추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양 계획과 분양가격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은평 뉴타운의 분양가격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다는게 서울시의 입장이어서 내년 9∼10월께 은평 뉴타운이 분양될 때 분양가가 현재보다 하향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 부시장은 분양 시기 연기에 따른 금융 비용 상승 우려에 대해 "금융 비용이 평당 15만 원 정도 상승할 것"이라면서도 "토지 분양가의 절감 방안을 마련해 분양가를 절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후분양제 도입과 함께 전문가 등 시민이 참가하는 `분양가 심의위원회(가칭)'의 공개 검증을 거쳐 분양가격을 산정하기로 했다.

건설 공정이 80% 이상 진행됐다 해도 일부 비용은 여전히 추정치일 수밖에 없는 만큼 이미 투입된 건축 비용, 금융 비용, 기타 토지공급 비용 등 공급원가에 대해 객관적 검증을 거치겠다는 것이다.

시는 후분양제가 SH공사가 직접 공급하는 아파트뿐 아니라 서울시가 조성해 매각한 토지를 분양받아 시공하는 민간 건설 아파트에도 적용되도록 제도를 바꿀 방침이다.

또 민간 조합 방식으로 시행되는 뉴타운도 후분양제 적용이 가능하도록 중앙정부에 관련 법령의 개정 등을 건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턴키(설계.시공 일괄) 방식, 대안 입찰제 등 현행 입찰제의 개선, 분양가 상한제 도입, 대기업의 의무 시공제 도입 등을 연구할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분양가격 개선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서울시의 이같은 개선방안이 정착될 경우 분양가 거품을 해소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분양가를 낮출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로선 성공여부를 속단하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sisyphe@yna.co.kr 정성호 기자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