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임대아파트 ‘거품’ 무더기 미분양 불렀다

건교부 “보증금 적정수준 내려야”…계약률 저조할 듯

지난 17일 청약 접수를 마감한 경기 화성 동탄새도시 3차 동시분양에서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이번 분양에 포함된 임대아파트들의 임대보증금이 일반아파트의 분양가와 비슷해 폭리 논란에 휩싸이면서 수요자들이 발길을 돌린 게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교통부는 18일 화성 동탄 임대아파트 보증금에 거품이 끼어있다며 수요자들에게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3차 분양 1430가구 미달

■ 임대아파트 미달사태=지난 15~17일 동탄새도시 3차 동시분양 순위별 청약접수 결과, 총 5481가구의 26%인 1430가구가 미달됐다. 지난해 7월 시범단지 분양률이 100%를 나타냈고, 10월 2차 분양 때도 미분양 가구수가 200여가구에 불과했던 것과 뚜렷이 대조된다.

이번 3차 분양이 대규모 미달사태를 빚은 것은 임대아파트의 청약 실적이 크게 저조했기 때문이다. 임대아파트 2916가구 16개평형 가운데 6개 평형만이 청약자 수가 공급가구 수를 웃돌았다. 임대아파트인 모아미래도는 926가구 중 635가구가, 신일해피트리는 794가구 중 461가구가 남았다. 반면 일반아파트인 두산위브(915가구)와 서해그랑블(727가구)은 2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고, 모아미래도(361가구)도 3순위에서 미분양없이 청약을 마쳤다.

“부당이득 세무조사 의뢰”

■ 건교부 “임대보증금 내려라”=건교부는 18일 화성 동탄 임대아파트의 적정가격을 원가연동제를 적용해 분석한 결과, 평당 600만원 정도가 적정한 임대보증금 수준으로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는 주택건설업체들이 책정한 평당 700만~740만원선을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일반아파트 분양값은 평당 740만~860만원에 이른다. 건교부 공공주택과 관계자는 “택지비 148만원, 표준건축비 339만원, 지하주차장 80만원, 그외 비용 등을 합쳐 적정가격을 계산했다”며 “국세청에 부당이득업체에 대한 세무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건교부는 이와 함께 해당 업체들을 대상으로 임대조건을 자율적으로 개선토록 유도한 뒤 불응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앞으로 공공택지에 대한 입찰을 원천 배제하기로 했다. 또 해당 업체들이 향후 임대아파트 분양전환시 분양전환가를 턱없이 높게 책정하지 못하도록 최초 분양공고시 밝힌 총액분양가대로 분양하도록 감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건교부는 또 수요자들은 임대아파트 부도 가능성 등에 충분히 유의하고 특히 확정분양가를 지키지 않고 추후 올려달라고 할 가능성에 대비해 최초 분양시 일종의 ‘확약서’ 또는 ‘공증각서’를 받아둘 것을 당부했다.

분양 전환가 꼭 확약받아야

■ 해당업체들 “억울하다”=건교부가 임대보증금 적정 수준을 제시함에 따라 동탄 3차분양 아파트의 계약률은 청약률보다 더 낮아질 전망이다. 청약에 나섰던 실수요자들이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해당 업체들은 건교부의 적정 분양값은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며 억울하다는 태도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이번 임대아파트는 표준건축비를 적용하는 단지가 아니라 고급 마감재를 쓰고 지하주차장을 만들고 조경시설에도 신경 쓰는 등 일반분양아파트와 견줘 손색이 없는 아파트이므로 임대보증금이 일반아파트 분양가와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선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