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몫’ 항의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더프라우 오피스텔 본보기집에서 12일 오전 청약 신청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아수라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시공업체 쪽은 청약을 중단하고 인터넷 청약을 받기로 했다.
인천/연합뉴스
송도 오피스텔 청약 ‘아수라장’
“차익에 중과세 필요”…첫 경찰투입 ‘인터넷청약’ 전환
청약 광풍이 몰아친 오피스텔 분양 현장에 공권력이 투입되면서 청약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12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더프라우 오피스텔’(16~71평형 123실) 본보기집에는 1만5천여명의 청약자가 한꺼번에 몰려 난장판이 벌어진 끝에 청약이 중단됐다. 전문가들은 ‘돈 내고 돈 먹기’ 식이 가능한 오피스텔 청약 관행을 근본적으로 바꿀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123채에 1만5천명 몰려=이날 오전 10시 청약 현장. 길게는 사흘 밤을 새며 기다렸던 대기자 중 번호표를 미처 받지 못한 사람들이 끼어 입장하자 경호업체 직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점차 아수라장으로 변해갔다. 오전 11시30분께 수백명이 일시에 본보기집으로 돌진하면서 혼란이 극에 달하자 결국 경찰(2개 중대 200여명)이 투입돼 사태는 겨우 진정됐다.
김아무개(56·여·경기도 안양시)씨는 “분양 신청하기 위해 이곳에서 3일 밤을 지냈다”며 “은행이나 인터넷으로 청약을 받으면 이런 소동은 없었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동욱 코오롱건설 현장소장은 “123실로 물량이 적은데다 1·11 부동산대책으로 분양 열기가 식어 본보기집에서 청약을 받기로 결정했다”며 “이렇게 광풍이 불지는 전혀 예기치 못했다”고 주장했다.
“전매차익 철저 환수해야”=더프라우 오피스텔 분양값은 평당 650만원으로, 인근 오피스텔보다 평당 100만~200만원 저렴했다. 이를 고려하면 청약 날짜를 하루만 잡은 것은 밤샘 줄세우기를 방조한 셈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원인은 제도상의 맹점이라는 지적이 많다. 인천 송도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지만 오피스텔이 주거용으로 분류되지 않아 주택법으로 규제할 수 없다. 따라서 분양받은 뒤 전매하는 행위에 속수무책이다. 또 오피스텔은 청약통장이 없어도 20살 이상 성인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이번 오피스텔의 경우 청약금이 최저 500만원에 불과한데다, 청약자 1인당 3실까지 한꺼번에 청약할 수 있다. ‘떴다방’ 등이 대리인을 내세우면 무제한 매집이 가능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전매 차익을 노린 투기자금은 출처 조사, 전매차익의 철저한 환수를 통해 불로소득을 얻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교통부는 이날 인천시와 함께 2채 이상 분양받은 사례를 적발하기로 했다. 인천/김영환, 허종식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오피스텔과 아파트의 청약 자격·조건 등 차이점
“전매차익 철저 환수해야”=더프라우 오피스텔 분양값은 평당 650만원으로, 인근 오피스텔보다 평당 100만~200만원 저렴했다. 이를 고려하면 청약 날짜를 하루만 잡은 것은 밤샘 줄세우기를 방조한 셈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원인은 제도상의 맹점이라는 지적이 많다. 인천 송도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지만 오피스텔이 주거용으로 분류되지 않아 주택법으로 규제할 수 없다. 따라서 분양받은 뒤 전매하는 행위에 속수무책이다. 또 오피스텔은 청약통장이 없어도 20살 이상 성인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이번 오피스텔의 경우 청약금이 최저 500만원에 불과한데다, 청약자 1인당 3실까지 한꺼번에 청약할 수 있다. ‘떴다방’ 등이 대리인을 내세우면 무제한 매집이 가능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전매 차익을 노린 투기자금은 출처 조사, 전매차익의 철저한 환수를 통해 불로소득을 얻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교통부는 이날 인천시와 함께 2채 이상 분양받은 사례를 적발하기로 했다. 인천/김영환, 허종식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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