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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을 생활공간으로 ‘발상의 전환’

등록 2007-06-19 19:25

압축 도시의 특징인 ‘트랜싯 몰’은 시민들의 편리한 쇼핑·문화 활동을 위해 도심에 너른 보행자 전용지구와 전차 등 대중교통망을 구축한 복합용도 공간이다. 사진은 프랑스 몽펠리에의 ‘트랜싯 몰’. 오른쪽에 전차가 보인다. 한국토지공사 제공
압축 도시의 특징인 ‘트랜싯 몰’은 시민들의 편리한 쇼핑·문화 활동을 위해 도심에 너른 보행자 전용지구와 전차 등 대중교통망을 구축한 복합용도 공간이다. 사진은 프랑스 몽펠리에의 ‘트랜싯 몰’. 오른쪽에 전차가 보인다. 한국토지공사 제공
자동차 없는 5.5㎞ ‘보행자 전용지구’ 구축
교통수단에 전차 도입 등 친환경 압축개발
송파 새도시 청사진 뜯어보니

올해부터 2013년까지 개발되는 송파 새도시가 ‘트랜싯 몰’을 갖추고 노면 전차가 다니는 ‘압축 도시’(콤팩트 시티)로 건설된다.

압축 도시란 기존의 확산형·신도시형 도시 개발에서 벗어나 도심을 되살리고, 주변 녹지 개발을 억제하며, 도시를 밀도 높은 복합 용도로 개발하고, 친환경 대중교통 수단을 장려하는 도시 개발 정책이다. 압축 도시는 20세기 후반 주로 미국에서부터 파급된 자동차 중심의 확산 도시나 신도시가 교통과 환경, 공동체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등장했다.

이번에 토지공사가 내놓은 개발 계획에서 압축 도시형 개발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는 트랜싯 몰이다. 송파 새도시는 지역의 남북에 있는 복정역과 마천역을 연결하는 5.5㎞의 ‘트랜싯 몰’(대중교통·보행자 전용 지구)을 조성하기로 했다. 유럽의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트랜싯 몰은 자동차 통행을 금지하는 대신, 버스·전차·전철 등 대중교통 수단과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접근이 가능한 도심의 공공·업무·상업·문화 지역이다. 걸어다니기 안전하고 편리해 시민들의 활동이 활발하며, 도심의 활력을 높이는 공간이다.

송파 새도시 개요
송파 새도시 개요
한국에서 트랜싯 몰과 유사한 지역으로는 1985~89년 서울 대학로에서 주말에 운영된 ‘차 없는 거리’와 현재 주말에 차 없는 거리를 시행하는 명동길이나 인사동길, 청계천 1가를 사례로 들 수 있다. 다만 이들 지역은 평일엔 자동차가 통행한다는 점에서 트랜싯 몰과 다르다.

2004년 서울시청 앞 광장이 조성될 때도 광장과 연결된 소공로를 트랜싯 몰로 바꾸자는 제안이 나왔으나, 교통 문제를 이유로 실현되지 못했다. 서울시는 지난 14일 북창동의 주요 내부 도로를 내년까지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트랜싯 몰의 주요 교통수단으로 노면 전차(트램)를 도입하겠다는 것도 압축 도시의 특징을 보여준다. 전차는 도심에서 시민들의 쇼핑과 문화 활동을 자극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차는 트랜싯 몰을 따라 복정역과 마천역을 연결하며, 두 역엔 버스와 전철로 쉽게 갈아타는 시설이 마련된다. 또 트랜싯 몰과 주변의 5개 소생활권을 연결하는 보행자·자전거 전용도로를 깔아 걷기와 자전거로 통근·통학이 가능하도록 했다.

송파 새도시 토지이용 계획
송파 새도시 토지이용 계획
송파 새도시에서 도입하는 전차는 모노레일, 궤도버스와 함께 대표적인 경전철로 20세기 전반까지만 해도 도시의 대표적 교통수단이었다. 그러나 자동차의 급속한 보급으로 대부분 사라졌으며, 서울에서도 1969년 운행이 중단됐다. 전차의 속도는 평균 시속 20㎞ 정도로 평균 시속 30~40㎞인 전철보다 느리지만, 전기 동력으로 궤도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편안할 뿐 아니라 친환경적이다. 아직도 유럽의 부다페스트나 프라하, 암스테르담,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등 도시에서는 주요 교통수단이다. 파리도 2006년 환경과 시민 편의를 위해 69년만에 전차를 부활시켰다. 북한의 평양에서는 전차와 비슷한 궤도버스가 다닌다.


송파 새도시의 또다른 특징은 도심을 주변보다 밀도 높고 복합적으로 개발한다는 데 있다. 트랜싯 몰을 따라 선형 공원을 조성하고 주변을 준주거 지역으로 개발해 도심의 주거 기능을 강화하도록 했다. 주거지역은 트랜싯 몰 주변에서 멀어질수록 밀도가 낮아진다. 트랜싯 몰을 중심으로 도시가 개발되도록 한 것이다. 이와 함께 송파구 거여동, 장지동, 성남시 창곡동, 복정동, 하남시 학암·감이동 등 행정동에 맞춰 모두 5개의 소생활권을 조성하도록 해 웬만한 일상 생활은 개별 지역에서 할 수 있도록 했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개발학과 교수는 “트랜싯 몰이나 전차를 도입한다고 해서 압축 도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효율이 높고 환경이 지속 가능해야 한다”며 “주거와 일터를 함께 개발하고, 교통 수요를 덜 일으키며, 에너지와 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 기준들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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