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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

수요자들 ‘싼분양’으로 몰린다

등록 2007-11-11 19:36

지난 10월 말 청약을 접수받은 용인 흥덕지구의 호반베르디움 본보기집 상담 창구에서 실수요자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 호반건설 제공
지난 10월 말 청약을 접수받은 용인 흥덕지구의 호반베르디움 본보기집 상담 창구에서 실수요자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 호반건설 제공
전매허용? 유명브랜드? 이젠 안통해
중소업체 호반·한국
용인흥덕서 30대1 인기
‘고분양’ 묵동 자이는
0.24대1 초라한 성적
청약시장 합리적 개편

최근 아파트 미분양이 지방에 이어 서울과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매가 허용된다는 점을 강조하거나 유명 브랜드를 내세운 아파트들이 속속 청약 미달 사태를 빚고 있다. 분양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반면 전매가 제한되고 브랜드 지명도도 떨어지지만 분양값이 싼 중소업체 아파트들은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고 있다. 아파트 분양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의 합리적 시장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10월 말~11월 초 4대 관심 지역 청약 결과 / 10월 양주 고읍지구 동시분양 청약 결과
10월 말~11월 초 4대 관심 지역 청약 결과 / 10월 양주 고읍지구 동시분양 청약 결과
■ 분양값이 핵심 변수=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청약을 받은 용인 흥덕지구의 호반베르디움과 한국아델리움, 용인 죽전지구의 월드메르디앙, 서울 중랑구의 묵동자이 등 수도권 4개 단지의 청약 결과가 최근 분양 시장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서울 묵동 → 용인 죽전 → 용인 흥덕의 차례로 인기가 높았겠지만, 이번에는 청약 결과가 정반대로 나왔기 때문이다.

흥덕지구의 호반베르디움과 한국아델리움은 브랜드 지명도가 떨어지는 데다 5년(호반베르디움)에서 10년(한국아델리움)의 전매 제한 조건이 붙었다. 그런데도 두 아파트는 최고 3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실수요자들이 몰렸고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하지만 이웃한 죽전지구의 월드메르디앙은 전매 제한이 없었는데도 2순위까지 미달된 뒤 3순위에서 1.83 대 1을 기록하며 간신히 미달을 피할 수 있었다. 묵동자이의 청약 결과는 이전의 기준으로 보면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 전매 제한이 없었고 수요가 탄탄한 강북에서 지에스건설이라는 국내 굴지의 건설사가 나섰는데도 청약 경쟁률이 0.24 대 1에 그치며 미달 사태를 빚은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처럼 희비가 엇갈리게 된 원인은 단순하다고 지적한다. 분양값 상한제를 적용받았던 호반베르디움과 한국아델리움은 분양값이 주변 시세의 80% 수준이었다. 반면 분양값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았던 죽전 월드메르디당은 주변 시세와 같았고, 묵동자이는 주변 시세보다 되레 10% 가량 높았다.


■ 전매 여부 큰 변수 안돼=지난 10월 중순 동시분양에 들어간 양주 고읍지구의 청약 결과를 보더라도 전매 제한 여부는 이제 분양 시장에서 핵심 변수가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양주 고읍지구는 전매가 허용된 단지와 제한된 단지가 동시에 선보였는데 이와 무관하게 4곳 모두 미달 사태를 빚었다. 한양(1블록)의 경우 전매가 가능했지만 0.39 대 1의 경쟁률을 보여, 되레 전매가 제한된 같은 지구의 우남퍼스트빌(0.43 대 1)보다도 경쟁률이 낮았다.

건설업체들의 예상과 달리 5~10년에 이르는 전매 제한 여부가 분양률의 변수로 작용하지 못한 것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청약에 영향을 끼치는 핵심 변수는 이제 전매 제한 여부보다는 분양값과 입지”라면서 “예를 들어 다음달 서울시가 분양값을 내려 공급하는 은평뉴타운은 서울에서 처음으로 5~7년의 전매 제한이 있지만 이곳이 미달되리라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 브랜드 파워도 약해져=실수요자들이 무엇보다 분양값을 중시하면서 건설사의 브랜드 영향력도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지에스건설 묵동자이의 미달 사태에 앞서 서초동 롯데캐슬메디치(0.04 대 1)와 중화동 동양엔파트(0.14 대 1) 등도 청약률이 바닥을 기었다. 모두 분양값 상한제의 적용을 피해 주변 시세를 웃도는 고분양값으로 ‘배짱’ 분양을 했다가 고전을 면치 못한 사례들이다.

이처럼 분양값 상한제의 적용을 피한 대형 건설사들의 밀어내기식 물량이 이달부터 연말까지 수도권에서 쏟아져 나온다. 이들 물량은 분양값 상한제가 민간 아파트에까지 확대 적용되기 시작한 9월 이전에 사업 신청을 한 아파트들이다. 지에스건설과 벽산건설이 ‘위시티’라는 공동 브랜드로 다음달 고양시 식사지구에서 선보일 7032가구(1차분)가 대표적이다. 이곳 역시 전매 제한이 없지만, 실수요자들은 분양값이 얼마로 책정될지 주시할 것으로 보여 청약 결과가 주목된다. 분양값 상한제 시행으로 분양시장을 움직이는 힘의 균형추가 ‘전매 허용’과 ‘브랜드 파워’로부터 ‘분양값’ 쪽으로 급속히 기울고 있기 때문이다.

최종훈 송창석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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