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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13 18:15 수정 : 2005.04.13 18:15

최근 급등한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집값은 거품인가?

정부가 최근 들썩이고 있는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 집값을 잡기 위해 긴급 안전진단 조사권 발동을 검토하는 등 ‘재건축과의 전쟁’을 선포해,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재건축 아파트값 급등 현상이 수그러들지 관심이다.

연초 강남권의 잠실, 반포 등에서 집값이 오름세를 보일 때만 해도, 시장에서는 이를 재건축 사업 가시화에 따른 국지적인 현상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3월 이후 압구정, 잠원, 서초 등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중층 재건축단지까지 오름세를 타면서 강남의 시장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실제 재건축 가능 여부에 관계없이 재건축 추진이라는 꼬리표만 붙은 단지의 매맷값이 한 달새 1억원 이상 오르는 이상 급등 장세가 벌어진 것이다.

■ 거품론 놓고 시각차=최근 강남 재건축 단지 집값이 급등한 원인에 대해서는, 정부와 시장전문가들이 다소의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최근 오름세는 투기적 요인에 의한 일시적인 호가 상승이라고 보고 있다. 이와 달리 시장에서는 시중 유동성도 주요 원인으로 진단하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지난 11일 긴급 안전진단 조사권 발동이라는 대책을 내놓으면서 최근 강남 일부의 집값 급등은 거품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건교부는 “압구정동이나 잠원동 등 강남의 중층 아파트단지 대부분은 현재 강화된 안전진단 기준을 통과할 수 없다”면서 “그런데도 강남 재건축이 불안한 양상을 보이는 것은 일부 설계사무소와 건설업체, 현지 부동산의 부추김 등이 있기 때문”이라고 단정했다.

실제로 최근 강남 재건축 추진 단지는 실제 거래는 동반하지 않은 채 호가 중심으로 값이 올라 정부의 이런 진단도 어느정도 설득력 있다. 여기에다 매물이 많지 않은 재건축 추진단지를 노린 일부 투기세력이 계약금만으로 매물을 싹쓸이해 시장가격을 조작한 게 아니냐는 ‘투기세력 개입론’도 나돌고 있다.

정부 “투기세력이 매물 싹쓸이 가격조작”
시장선 “경기회복기대속 투자수요 증가”
다음달 이후 오름세땐 추가대책 나올듯


그렇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전적으로 투기적 요인만으로 강남 집값 급등 현상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주식시장 활황으로 차익 실현자금이 강남권 주택시장으로 흘러들어온 데다, 경기회복 기대감 속에서 재건축이나 중대형아파트에 대한 선취매성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게 배경이 아니냐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고종완 알이멤버스 대표는 “한마디로 경기회복 기대감과 저금리를 바탕으로 한 풍부한 유동성이 화근”이라면서,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한 투기수요 억제책만으로 강남 집값을 잡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분간 소강국면 예상=최근 급등세를 보여온 압구정동, 잠원동, 대치동 등 아직 추진위 단계거나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정부의 대책 발표 이후 매수 문의가 사라지는 등 조용한 분위기로 돌아섰다. 시장에서는 재건축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경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당분간은 재건축 시장이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욱이 다음달 18일부터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가 시행될 예정이어서 사업승인 전 단계인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올 11월에는 판교새도시 2만가구가 일괄 분양된다는 것도 변수다. 판교새도시는 지난 90년대초 분당새도시 개발이후 강남권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들어서는 대규모 주택단지로, 택지 부족과 재건축 규제로 꽁꽁 묶여있는 강남권 거주자의 신규 주택수요 욕구를 어느정도 해소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당분간 현 상황을 지켜보면서 가격동향을 면밀히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만일 이사철이 지난 4~5월에도 재건축 집값 오름세가 지속될 경우에는 정부로서도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종대 건설교통부 주택국장은 13일 미래건설포럼에서, 재건축 조합과 건설사들이 분양값을 계속 올려 집값 불안을 야기한다면 또 다른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6s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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