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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29 16:50 수정 : 2005.04.29 16:50

GS건설이 3년만에 여의도에서 초고층 주상복합 분양에 나서면서 관심을 모은 여의도 자이 모델하우스. GS건설 제공



아파트 분양시장이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4월 초 청약접수를 받은 춘천 후평동의 포스코 더샵 단지는 지방임에도 불구하고 공급가구수의 2배가 넘는 수요자가 몰렸고, 4월11일부터 접수를 시작한 여의도 자이 분양에선 평형별로 최고 9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마감됐다.

그러나 단지 인지도나 희소성 및 향후 기대수익률 등 가치 판단에 따라 청약 결과는 단지별로 '하늘과 땅' 차이다. 특히 서울 지역의 동시분양이 폐지될 예정이어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단지들은 수요자들의 눈에 띄기도 어려운 반면, 선호도가 높은 단지들의 청약경쟁률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지방서도 경쟁력 갖춘 곳 실계약률 높아져

최근 분양된 단지들의 트렌드를 살펴보고, 분양계획을 점검해 보도록 하자.

GS건설이 3년 만에 여의도에서 초고층 주상복합 분양에 나서면서 관심을 모은 여의도자이는 입지 특성에다 초고층 주상복합 수요가 겹치면서 1순위에서 마감됐다. 특히 1천만원짜리 통장으로 청약이 가능한 47평형의 일반분양 물량은 9가구밖에 없음에도 모두 829명이 몰려 92대 1이라는 놀라운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 밖에 다른 평형들의 경쟁률도 높은 편이었다. 56평형은 2.9대 1, 61평형은 4.1대 1, 68평형은 8.8대 1의 경쟁률로 각각 마감됐다. 평균 경쟁률은 6.34대 1이다. 청약 접수일 아침에는 접수처 앞에 청약 대기자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는 풍경이 오랜만에 연출되기도 했다.

지난 3월 서울 지역 3차 동시분양을 통해 공급된 용산파크타워의 경우에도 민자역사, 민족공원 등 주변 입지 등이 관심을 끈 데다 초고층 주상복합과 공원 조망권 등 단지 특징이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1순위에서 마감된 바 있다. 1세대가 공급된 51A타입은 37대 1의 경쟁률을, 59평형은 35.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30평형대에서도 무주택과 1순위를 중심으로 모두 1060명이 몰리며 26.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내는 등 전 평형이 1순위에서 10~30대 1 안팎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4월12일 당첨자가 발표됐고 18일부터 계약에 들어가 계약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분양시장에서 나타나는 이런 분위기는 서울만의 특징은 아니다. 최근 들어 지방에서도 입지가 우수한 곳, 대형 브랜드 중심으로 실계약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지방의 경우엔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청약 자격 제한 등 규제가 적은 데다 일반분양 물량도 많다. 부산 등 광역도시 포함 6곳에서 연초부터 전매 제한기간이 계약 후 1년으로 줄어든 것도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4월6일과 7일 이틀간 청약 접수를 실시한 춘천시 후평동 포스코 더샵은 총 1268명이 신청을 해 총 공급 물량인 595세대의 2배를 넘어섰다. 지방 분양임에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것이다. 모두 1792세대로 대단지인 데다가 소형부터 대형까지 골고루 공급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마찬가지로 4월6, 7일 이틀간 청약 접수를 한 강릉시 홍제동 현대홈타운스위트도 인기를 끌었다. 모두 493세대 규모의 대단지인 이곳에서 26세대를 공급하는 54평형은 7.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등 총 765명이 접수를 마쳐 주목을 받았다.

지난 3월28일 대구 수성구 노변동에서 공급된 시지유성월드메르디앙은 모두 753세대 규모로 전 세대 일반분양 물량이다. 지방으로선 드물게 1순위에서 마감됐고 4월6일부터 진행된 계약에서도 대부분 실계약으로 이어져 계약률이 거의 100%에 근접했다. 현재 33평형 1, 2층 일부만 계약 대기 중이다.

부산 남구 대연동에서 재건축으로 공급된 455세대 규모의 SK뷰는 바다 조망권과 대연 재개발구역 구체화 등 입지 면에서 관심을 모았다. 지난 3월 청약 접수 결과, 24평형은 8.5대 1, 전체적으로는 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SK뷰 마케팅 담당 김용 과장은 “주변 입지 면에서 수요자들에게 어필했고 분양가격이 인접 단지들에 비해 저렴한 데다 계약금 5% 적용 등 분양조건이 좋았던 점이 적중했다”고 분석했다. “연초 전매 제한기간 완화 등이 부동산 규제 완화 신호로 여겨져 기대감이 형성된 것도 원인 중 하나”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울산 중구 남외동에선 710세대의 푸르지오2차가 3월31일부터 청약 접수를 진행했다. 4월6일부터 계약이 시작됐는데, 현재 전 평형이 계약 완료된 상태다.

전북 전주시 효자동에서 분양에 나선 포스코 더샵 효자2차 단지는 269세대로 1차에 비해 규모는 좀 작지만 3월 말 청약 접수 결과는 좋은 편이다. 대형 평형인 95평형의 경우에도 2순위까지 9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고 53평형 등도 3순위에서 500명 이상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 모델하우스 관계자는 “중대형 중심의 공급과 적절한 타깃 마케팅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공급이 부족한 단지 선별해야

이제 남는 문제는 ‘될성부른’ 아파트를 재빨리 고르는 요령이다. 모든 단지가 분양에 성공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청약 결과가 좋았던 이들 단지들에서도 상대적으로 지역 수급이 잘 맞지 않은 중소형 일부 또는 대형 평형의 경우엔 미달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지역별로 평형별 수급 상황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강릉 홍제 현대나 춘천 후평동 포스코도 일부 평형의 경우, 순위 내 청약 접수에서 미달분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진행된 서울 지역 등 수도권 동시분양의 경우를 봐도, 몇몇 대형 브랜드 단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미달 사태가 나타났다. 분양시장 자체가 연초 약세를 띤 탓도 있고 수도권의 경우 판교 변수가 작용하기도 했음을 추축해 볼 수 있다. 주요 대형 브랜드는 높은 인기를 끈 반면, 소형 단지나 외곽권의 중소 브랜드는 여지 없이 미분양 사태를 보였다. 지난 3차 서울동 시분양에서도 용산 파크타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단지들이 미달 사태를 보였고 3월 진행된 인천 지역 1차 동시분양의 경우에도 남구와 남동구 자체 분양 대단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순위 내 미달됐다.

순위 내 청약접수 결과가 좋았던 단지들이라 하더라도 실제 계약률은 좀 더 지켜봐야 할 문제다. 통장이 필요 없는 3순위 접수가 많은 경우나, 지역 수요층이 얇은 중소형이거나 대형 일부 혹은 분양가격이 높은 경우 등에선 청약률은 높아도 실제 계약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이 경우 청약 접수시의 상황과 향후 인기도나 수익률은 별개의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어쨌든 결론적으로는 공급이 부족한 단지를 요령껏 선별해 내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지역 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경우나 랜드마크가 될 만한 고급 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청약 대상을 고르는 것도 요령이다. 김혜현/부동산114 부장 hhkim70@r114.co.kr

미래를 여는 한겨레 경제주간지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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