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요 아파트 청약 결과
광교 참누리 237대1…청라는 3순위도 미달
분양가 저렴 새도시 인기…강남은 ‘찬바람’
분양가 저렴 새도시 인기…강남은 ‘찬바람’
최근 부동산시장에 불안심리가 퍼지면서 수도권 분양 단지의 청약 판도가 바뀌고 있다. 경기 광교 등 새로 선보인 새도시에 수요자들이 몰리는 반면 그동안 인기를 누렸던 서울 강남권과 인천경제자유구역 등은 미달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16일 금융결제원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청약을 마친 경기 광교새도시 울트라 참누리 아파트의 경우 최고 2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높은 경쟁률로 1순위에서 전 주택형이 마감되는 성적을 냈다.
이 아파트는 분양값이 3.3㎡당 1255만~1331만원선으로 인근 수원 영통, 매탄(3.3㎡당 1200만~1500만원선)이나 용인 수지구의 평균 시세(3.3㎡당 1500만원선)보다 낮았던 게 수요자들을 끌어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주변 용인과 영통에 견줘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입지여건이 앞서는 데다 혹시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3.3㎡당 1300만원 정도는 지지선이 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반영돼 청약자가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도새도시와 함께 주목받고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에는 찬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지난 13일 청약을 마친 청라 힐데스하임(84~86㎡형)은 앞서 신혼부부 청약에서 대량 미달을 빚은데 이어 일반 청약에서도 3순위까지 159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 아파트는 분양값이 3.3㎡당 920만원으로 비싸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청라에 관심을 보였던 서울권 수요자들이 최근 금융시장 불안 여파로 청약에 나서지 않은 점이 미달을 빚은 요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연말께 청라지구 후속 분양을 앞둔 주택업계엔 비상이 걸렸다.
서울지역 안에서는 강남의 청약률이 추락하고 강북은 선전하고 있다. 강남권 요지의 아파트로 주목받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는 15일 411가구에 대한 1순위 청약결과 101가구가 미달됐다. 입지와 브랜드는 단연 최고였지만 소형인 86~87㎡형 분양값이 인근 시세를 웃도는 3.3㎡당 2900만대의 고가라는 점이 수요자들을 망설이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달리 성동구 송정동에서 분양된 아이파크 88가구는 152㎡형 8가구만 제외하고 1순위에서 마감되는 호조를 보였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사장은 “강남 재건축 대단지의 중소형 아파트는 그동안 실수요층이 선호하는 ‘블루칩’으로 통했지만 최근 금융불안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외곽의 공공택지에도 미분양 한파가 덮치고 있다. 대한주택공사가 7~9일 분양한 오산 세교2택지지구 휴먼시아(1060가구)는 3순위까지 무려 87.5%인 928가구가 미달되는 수모를 겪었다. 오산 세교2지구의 경우 정부가 오산시 금암동, 서동 일대를 합해 2기 새도시로 개발한다고 발표한 후 첫 분양이어서 청약 결과에 관심이 쏠렸지만 ‘새도시 후광효과’는 찾아볼 수 없었다. 현지 부동산업계에서는 인근 화성 동탄새도시, 동탄2지구 등 공급물량이 많은 점을 ‘참패’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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