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로 아파트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전매 제한 등 각종 규제가 완화됐지만 새 아파트 청약시장은 되레 미분양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 단지에서는 작지만 실속있는 초소형 전월셋집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 서울 재건축시장까지 ‘찬바람’
각종 규제완화에도 거품 붕괴우려·분양권 전매허용 탓 매력 줄어
#1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 해제로 전매제한이 완화되고 대출 한도도 60%로 확대됐지만 최근 공급된 서울, 수도권 요지의 아파트 청약에서는 미달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집값 하락에 대한 공포가 가시지 않고 있는데다, 분양권 전매 허용으로 급매물이 나오면서 새 아파트 청약에 대한 매력이 줄어든 때문이다.
서울에서는 재개발, 재건축 분양시장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지난달 말 분양한 강북구 미아동과 강서구 방화동 동부센트레빌, 은평구 불광동 힐스테이트7차 등이 순위 내에서 모집 가구수를 채우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서울 재개발, 재건축 아파트는 대체로 1∼3순위에서 청약이 모두 마감되던 것과 대조적이다.
서울 외곽 수도권 분양시장에서는 찬바람이 더욱 매섭다. 인기 지역인 수원, 인천, 고양시 등지에서 분양된 아파트도 순위 내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수원 율전동 동문 굿모닝힐과 인천 만수동 삼익은 청약자가 2명에 그쳤고, 수원 정자동 희성 연인은 1명만 청약했다. 부천 약대동 두산위브, 인천 석남 어울림 2차 등은 투기과열지구에서 풀려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워진 지난 7일 이후에 청약을 받았지만 3순위에서도 대거 미달됐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수요자들 상당수가 펀드에 자금이 묶여 집을 살 엄두를 못 내고 있다”면서 “분양권 전매가 허용된 뒤 분양값보다 싼 매물이 늘어나면서 분양시장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 전·월세시장 초소형 ‘품귀현상’ 중소형은 매물 넘쳐 …강남 109㎡와 59㎡ 가격차 4천만원대로
#2 서민들이 찾는 전월세 시장에서는 최근 중형보다 소형의 인기가 높다. 이런 현상은 강남권도 예외가 아니어서 최근 입주하는 강남 요지의 재건축 단지에서 60㎡(18평) 이하 초소형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다음달 입주를 시작하는 강남구 삼성동 현대힐스테이트(2070가구)는 전통적으로 인기가 많던 109㎡(33평)형의 전세 매물이 넘치는 반면 41~59㎡형 전월셋집은 나오는 대로 계약이 이뤄져 대조를 보이고 있다.
가장 작은 41㎡(12평)형은 전셋값이 1억2천만원인데도 매물이 귀할 정도다. 또 109㎡형 전셋값은 2억5천만원까지 떨어진데 반해 59㎡(17평)은 2억1천만원까지 올라 가격 차이가 4천만원대로 좁아졌다.
현지 한 공인중개사는 “신혼부부나 독신자들이 방 1개, 거실 1개인 초소형을 많이 찾고 있다”면서 “3년 전 재건축에 착수할 당시 조합이 소형의무비율을 맞추기 위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초소형을 배치했는데 그게 효자상품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대규모 재건축 단지 입주가 잇따르고 있는 잠실에서도 초소형 인기가 단연 두드러진다.
지난 9월부터 입주 중인 잠실파크리오는 86㎡형 전세 매물이 많이 남아있으나 52㎡는 거의 동났다. 52㎡형의 경우 전셋값이 1억3천~1억4천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인근 잠실리센츠도 초소형의 인기가 높아 42㎡(12평)형 전셋값이 최고 1억8천만원인데 반해 82㎡(24평)형 일부는 2억원으로 떨어져 가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서울 외곽 수도권 분양시장에서는 찬바람이 더욱 매섭다. 인기 지역인 수원, 인천, 고양시 등지에서 분양된 아파트도 순위 내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수원 율전동 동문 굿모닝힐과 인천 만수동 삼익은 청약자가 2명에 그쳤고, 수원 정자동 희성 연인은 1명만 청약했다. 부천 약대동 두산위브, 인천 석남 어울림 2차 등은 투기과열지구에서 풀려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워진 지난 7일 이후에 청약을 받았지만 3순위에서도 대거 미달됐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수요자들 상당수가 펀드에 자금이 묶여 집을 살 엄두를 못 내고 있다”면서 “분양권 전매가 허용된 뒤 분양값보다 싼 매물이 늘어나면서 분양시장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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