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불안심리 반영”
새해 들어 법원 경매 시장에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입찰 경쟁률은 높아지는 반면, 매각가율(낙찰가율)은 도리어 낮아지고 있다. 값이 싼 물건에만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동산경매 전문업체인 지지옥션은 올들어 12일까지 서울지역 아파트 경매 물건의 평균 응찰자수는 7.4명으로 한달 전 같은 기간의 5.2명, 전년 동기 대비 5.4명에 비해 각각 2.2명과 2명이 늘었다고 13일 밝혔다. 인천과 경기도의 아파트 경매 물건의 평균 경쟁률은 각각 14.9명, 7.1명으로 지난해보다 최고 3배로 증가했다.
응찰자가 몰리면서 경쟁률이 50대 1을 넘는 물건도 올들어 5건이나 나왔다. 지난 12일 입찰이 진행된 인천시 계양구 작전동 현대아파트 전용면적 149㎡에는 57명이 응찰해 3억589만원에 매각됐다. 8일 주인을 찾은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무지개마을아파트 전용면적 85㎡에는 무려 98명이 응찰해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쟁률은 이처럼 높은데도 매각가(낙찰가)는 높지 않다. 올들어 50명 이상 몰려 낙찰된 5개 아파트의 매각가율(매각가/감정가)은 모두 70%대였다. 또 올들어 12일까지 서울 아파트 전체 매각가율은 69.9%로 지난해 12월에 견줘 0.7%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특히 강남, 서초, 송파구 등 ‘강남 3구’는 65.1%로 지난해 12월보다 되레 2.5%포인트 떨어졌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정상적인 시장 상황에서는 응찰자 수와 가격이 비례하지만 지금은 응찰자는 몰려도 가격을 견인하지 못하는 엇박자가 연출되고 있다”며 “집값 회복이 더딜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불안한 심리가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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