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부동산

‘무주택 서민 공공주택’이 재테크수단으로

등록 2009-02-01 18:22수정 2009-02-01 19:31

수도권 공공주택 일반추첨 분양 사례
수도권 공공주택 일반추첨 분양 사례
주공·지자체, 미달 이유로 유주택자들에 대거 분양
서민 내집마련 기회 줄어도 정부 “문제 없다” 뒷짐
최근 대한주택공사와 지방자치단체가 수도권에 짓는 중소형 공공 아파트가 미달 물량이라는 이유로 집을 가진 수요자들에게 무더기로 넘어가고 있다. 공공기관이 무주택 서민의 내집 마련을 위해 공급한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이 그 기능을 상실한 채 투자용 재테크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는 “현행법상 문제가 없다”는 뜻만 거듭 밝히며 이를 방치하고 있다.

대한주택공사는 지난달 20~21일 경기 광명역세권에 짓는 전용 74~84㎡형 ‘휴먼시아’ 아파트 651가구(AB-1, 2블록)를 주택 소유자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청약 신청을 받았다. 청약 결과 980명이 신청해 사실상 분양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11월 1339가구를 공급했다가 무주택 청약저축 가입자 등 1~3순위 청약에서 미달이 발생함에 따라 주택 소유자들에게까지 입주 자격을 준 것이다.

이에 앞서 경기 용인시 산하 도시·주택개발공사인 용인지방공사가 지난달 경기 광교새도시에서 공급한 ‘이던하우스’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이던하우스는 1월 초 전용 84~85㎡형 676가구가 청약저축 가입자(1, 2순위)와 무주택자(3순위)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다. 그러나 3순위까지 227가구가 미달되자 곧바로 주택 소유자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추가접수를 받았고 여기에는 모두 3077명이 몰려 13.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무주택 서민 공공주택’이 재테크수단으로
‘무주택 서민 공공주택’이 재테크수단으로
현행법상 공공기관이 짓는 전용 85㎡이하 주택이라도 1~3순위 청약에서 미달이 생긴 경우 이를 주택 소유자 등에게 매각하는 것은 가능하다. 현행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은 이런 경우 미달된 주택을 선착순 등의 방법으로 1세대 1주택 원칙에 관계없이 공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 조항에 근거해 공공기관은 미달된 주택을 주택소유 여부, 다른 주택에 당첨된 사실, 세대주 여부, 청약통장 가입여부에 관계없이 매각하고 있다. 집을 두채 이상 가진 사람도 돈만 있다면 투자목적으로 공공주택을 사들일 수 있는 길이 열려있는 것이다.

이같은 공공기관의 미달 물량 처리방식에는 적지않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기관이 짓는 전용 85㎡ 이하 중소형 주택은 어디까지나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국가가 택지와 금융, 세제 등을 지원하는 주택이라는 점에서다. 경기침체와 서민들의 가계소득 감소 등으로 공공주택이 첫 무주택자 접수에서 대량 미달됐다고 해서 곧바로 이를 주택 소유자에게 넘기는 것은 애초 공공주택 건설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팀장은 “완공 때까지 1~2년 이상의 기간이 있는 선분양인데도 한번 미달이 났다고 주택소유자에게 매각한다면 무주택 서민들의 내집 장만 기회는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는 관련 법규에 문제가 없다는 태도다. 국토부 주택시장제도과 관계자는 “미분양이 나면 공공기관도 자금 압박을 받기는 마찬가지”라며 ”미분양 조기 해소를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