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새도시 주공 중대형임대 1순위 경쟁률
1순위서 대부분 마감…“주택소유자 ‘갈아타기’용” 분석
경기 판교 새도시에 공급된 대한주택공사의 중대형 임대아파트가 1순위 청약에서 비교적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모은 데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주변 시세에 견줘 임대료가 높다는 지적을 받으면서도 의외로 괜찮은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주택공사는 16~17일 판교 새도시의 10년 공공임대주택 2009가구에 대한 1순위 청약접수 결과, 모두 37개 주택형 중 30개 주택형이 마감됐다고 18일 밝혔다. 1순위 평균 경쟁률은 2.56 대 1이었으며, 미달은 35가구에 불과했다.
판교 중대형임대는 청약 전부터 인근 일반 아파트 전셋값 수준보다 높게 책정된 임대료가 비판을 받았고, 실제 현장을 찾은 수요자들도 높은 임대료에 불만을 표시했다. 가장 작은 125㎡(37평)형의 보증금이 1억7150만원, 월임대료는 65만원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미달 물량이 꽤 나올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었는데,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예상을 빗나간 것이다. 주공 박병철 주택판매2팀장은 “평면과 단지구성, 조경 등을 일반 중대형 분양단지 못지않게 꾸며, 품질이 뒤떨어질 것이라는 임대아파트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말끔히 해소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판교 중대형임대는 기존의 공공임대주택과는 여러모로 차별화된 설계가 돋보였다. 먼저 한 단지 안에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이 뒤섞이는 이른바 ‘소셜믹스’가 동판교의 A21-2블록, 서판교 A6-1블록 등 2개 단지에 도입됐다. 이들 단지에는 전용 84㎡형 분양주택이 임대주택과 함께 들어서는데, A21-2블록의 경우는 같은 동에 임대와 분양이 나란히 배치돼 눈길을 끌었다.
공공임대주택 최초로 최상층에 펜트하우스를 설계한 것도 완전히 새로운 시도였다. A6-1블록 등 3개 단지의 동별 최상층에는 188~228㎡형 37가구가 배치됐는데, 이들은 모두 두자릿수 경쟁률로 인기를 모았다. A26-1블록 188㎡형은 3가구 모집에 무려 255명이 신청해 85 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으로 무주택자들은 높은 임대료로 인해 청약을 포기한 반면 기존 주택 소유자들이 ‘갈아타기’용으로 이번 판교 중대형 임대를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사장은 “전세로 살고 있는 무주택자로서는 임대료가 높고 잔금 납부시기도 촉박해 선택하기 어려웠던 반면, 중소형주택 소유자들은 기존 집을 처분할 경우 큰 부담없이 집을 늘려갈 수 있는 기회로 여긴 것 같다”고 진단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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