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개발 안했다’며 청주 ‘지웰시티’ 계약해지 요구해
아파트 계약자들이 점점 깐깐해지고 있다.
계약자들 스스로 권익을 확보하기 위해 건설사를 상대로 아파트 설계부터 계약 조건에 이르기까지 과거에는 지나치기 일쑤였던 것들을 문제삼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분양을 마친 경기 판교새도시 푸르지오 아파트 계약자 40명은 ‘사생활침해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시공사인 대우건설쪽에 설계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계약자들은 가까이에 지어지는 3개동의 일부 가구들 사이에서 상대방 거실이 보일 정도로 사생활 침해가 우려된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 이에 대우건설은 “해당 동은 분양 계약 전에 사생활 침해 우려를 고지했으며 설계변경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계약자들은 반드시 공개적인 설명회 열어 입주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에 따른 합의된 설계 변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계약자 대표 이아무개씨는 “대우건설은 설계변경 선택형 2개안 중 하나를 고를 것을 일방 통보했으나 2개 안 모두 본질적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는 방안”이라면서 “계약자들을 대상으로 정보를 공개하고 최선의 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옛 대농공장 터에 들어서는 ‘지웰시티’ 1단지 입주예정자 협의회 소속 계약자 300여명은 사업자인 신영이 아파트 분양 당시 제시했던 주변지역 분양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분양계약 해지 소송을 내기로 했다. 지난해 경기 용인 흥덕지구 등에서 발생한 계약자들의 집단 해약 요구를 업체쪽이 받아준 적은 있지만 계약자들이 법원에 계약 해지 소송을 거는 것은 이례적이다.
협의회쪽은 주변에 백화점, 공공청사, 대형 쇼핑몰 등을 조성해 명품주거 단지를 만들겠다는 홍보를 믿고 지난 2007년 청주권 최고가인 3.3㎡당 1100여만원에 분양받았으나 현재까지 사업추진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근 개발계획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도 계약 위반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영 쪽은 애초 예정대로 내년 7월 입주에 맞춰 아파트 건설공사를 하고 있는 등 분양계약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으며, 주변 개발은 경기불황으로 불가피하게 늦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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