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3.20 17:38
수정 : 2018.03.20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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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우건설 사옥. 대우건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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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총괄 폐지, 5개 본부장급 교체
회사 “해외 부실·매각 실패 등 책임 경영”
노조 “매각 실패는 산업은행 탓...
사장 직무대행 퇴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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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우건설 사옥. 대우건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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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이 이달 23일 주주총회 이후로 예상됐던 인사를 앞당겨 단행하며 본부장급 고위 임원을 무더기로 교체해 주목된다. 회사 안팎에선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최근 매각 실패에 따른 책임을 이들 임원들에게 떠넘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우건설은 20일 일부 본부장급 임원을 교체하는 보직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사업총괄 보직을 폐지하고 토목사업본부장, 인사경영지원본부장, 조달본부장, 기술연구원장, 품질안전실장 등 5개 자리에 각각 직무대리를 임명했다. 이번 인사로 본부장급 임원이 한꺼번에 회사를 떠났다.
회사 쪽은 이번 인사에 대해 “지난해 양호한 연간실적을 기록했으나 해외 현장의 손실 발생으로 연초 목표했던 전망을 달성하지 못했다”며 “책임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본부장급 임원 일부를 교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초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발생한 돌발 부실로 3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등 지난해 4분기 수천억원의 적자가 나면서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호반건설이 인수를 포기하며 매각이 불발됐다.
회사 안팎에선 이번 인사 대상자 대부분이 모로코 프로젝트 부실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다는 점에서 그 배경을 두고 뒷말이 나온다. 옷을 벗은 임원들 모두 예기치 못한 상태에서 매각 실패의 희생양이 됐다는 것이다. 또 주총 이후 새 사장 선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임 사장의 인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산업은행 출신인 송문선 사장 직무대행이 앞서 총대를 맸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우건설 노조는 인사 조처에 경악하며 반발했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매각 실패는 산은의 관리 무능, 부당한 경영간섭에서 비롯된 것인데 엉뚱하게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 산은의 꼭두각시인 송문선 사장 직무대행은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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