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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4.26 08:36 수정 : 2018.04.26 10:16

경기도 파주시에 거주하는 A씨는 작년 12월 전세 계약이 만료됐는데도 보증금 1억3천만원을 돌려받지 못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상품에 가입했던 A씨는 HUG를 떠올리고 이같은 사실을 신고했다.

HUG는 보증기간 종료 직후 전세보증금을 A씨에게 일단 지급하고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HUG에 납부하라고 청구하는 방식으로 '개입'에 나섰고, 덕분에 A씨는 전세금을 받아서 원래 계획대로 다른 집에 옮겨갈 수 있었다.

최근 전셋값 하락에 '깡통전세' 우려가 커지면서 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이 급증한 가운데, 전세금반환보증 상품에 가입해둔 덕분에 그 도움을 받는 사례도 빠르게 늘고 있다. 26일 HUG에 따르면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세대와 가입 금액 수는 최근 3년여간 빠르게 늘었다. 상품이 출시된 첫해인 2013년 가입자 수는 451세대, 가입 금액은 765억원에 불과했으나, 2015년에는 3천941세대, 7천221억원, 2016년에는 2만4천460세대, 5조1천716억원, 2017년에는 4만3천918세대, 9조4천931억원으로 해마다 껑충 뛰었다. 올해 1분기(1~3월)에만 1만8천516세대가 4조843억원의 전세금반환보증을 신청해석 달 만에 벌써 작년 수준의 40% 실적에 도달했다. 올해 또다시 연간 최대 가입 실적을 갈아치울 것이 확실시된다.

이처럼 가입 세대 수가 빠르게 늘면서,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전세 계약 기간 만료와 동시에 제때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HUG에 사고 발생을 신고하는 건수도 덩달아 빠르게 늘고 있다. 전세금반환보증 상품 출시 첫해인 2013년과 이듬해인 2014년에는 사고 발생 건수가 한 건도 없었으나, 2015년에는 1건(1억원)이 접수됐고 2016년에는 27건(36억원), 2017년에는 33건(74억원), 올해 1분기에는 벌써 70건(138억원)이 접수됐다. 가입자 대비 사고 비율은 지난 몇년간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매년 가입자 수가 늘고 있는 만큼 점차 사고 발생 건수도 늘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특히 작년 말부터 지방과 경기, 인천 등지에서 전셋값이 하락 중이어서 세입자의 임대료 보증금 반환 위험이 늘고 있는 만큼 사고 발생 건수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그렇다면 HUG 상품에 가입한 임차인이 전세보증금을 청구해 받는 과정은 어떻게 될까. HUG 상품에 가입한 세입자들은 전세보증금을 제때 받지 못한 채 전세 계약이 만료되면, 만기일이 한 달 지난 뒤부터 HUG에 전세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HUG는 상품 가입자인 세입자에게 곧바로 절차를 거쳐 전세금을 변제해주므로, 세입자는 정상적으로 새로 이사할 집을 구해서 원하는 시기에 계획대로 이주할 수 있다. 이후 HUG는 세입자 대신에 집주인에게 전세금 상환 요청에 들어가게 되며, 1년의 말미를 주고 연체 이자를 면제해주며 기다리게 된다. 전세금을 제때 받지 못했다며 사고 발생 접수를 하더라도 대개 1년 안에 집주인이 HUG에 전세금을 상환해 문제없이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는 게 HUG의 설명이다. 현재 HUG의 보증 상품 수수료는 전세금의 0.128%로 보증금 1억 기준으로는 연 12만8천원이며 각종 할인이 적용돼 대개 더 저렴한 경우가 많다.

깡통전세와 역전세난 등으로 전세금을 떼일까 불안한 세입자들로서는 월 1만원 수준에서 억대의 전세금을 지킬 수 있는 셈이다. HUG 관계자는 "전세 계약 기간이 끝나고 바로 이사를 나가야 하는데, 집주인이 돌려줄 전세보증금 마련에 시간이 걸려 상황이 힘들어졌을 때 계약 만기 1개월이 지난 뒤 보증금 반환을 청구하고 법원에서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만 받아오면 곧바로 전세금 지급이 되므로 가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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