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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04 15:19 수정 : 2019.10.04 17:33

파주 운정새도시 일대. LH 제공

감사원 ‘15개 택지지구 노외주차장 용지 부적정’ 감사 결과
LH, 주차수요 사전조사 없이 주차용지 배정
상업용지 주차장 줄이고 외곽 공급비중 늘려
“주차수요 많은 중심상가 등 만성적 주차난 가중”
”상업용지 매각 이익 극대화 탓에 시민 불편 초래”

파주 운정새도시 일대. LH 제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01년 이후 조성한 15개 택지지구에서 임의로 상업지역 내 주차장 용지 공급을 줄였다가 감사원의 지적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철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입수한 감사원의 ‘택지개발지구 내 노외주차장 용지 배치 및 공급방법 부적정’ 통보 자료를 보면, 엘에이치는 2001년 이후 개발한 200만㎡ 이상 15개 택지지구에서 노외주차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457개 노외주차장(84만4958㎡) 용지를 설치했지만 지역별 수요를 산정하지 않은 채 임의로 노외주차장 용지를 분산 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교통영향평가를 통해 노외주차 수요를 산정한 뒤 공급하도록 한 국토부의 교통영향평가지침을 어긴 것이다. 이 결과 한 택지지구의 경우 감사원이 교통영향평가 전문업체에 의뢰해 조사한 노외주차수요 기준으로 상업지역 안에 2만8444㎡ 규모 주차장이 필요했는데도 7.8% 수준인 6862㎡만 배치됐고 대신 주차수요가 적은 자연녹지 지역에 전체 노외주차장 면적의 55%가 배치됐다. 이에 따라 교통 수요가 몰리는 상업지역의 심각한 주차난을 불러왔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감사원 감사가 진행된 15개 택지지구는 평택고덕, 화성동탄1, 화성동탄2, 위례, 아산탕정, 양주옥정, 양주회천, 파주운정3, 인천검단, 평택청북, 평택소사벌, 성남판교, 오산세교2, 김포한강, 청주동남 택지지구였으며, 감사 결과는 지난 1월 엘에이치와 국토부에 통보됐다.

당시 감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8월 현재 엘에이치가 공급한 15개 택지지구 노외주차장 166개(30만3432㎡) 중 지방자치단체는 13개(2만3914㎡, 전체 노외주차장의 7.8%)만 매입했고 나머지 153개(27만9518㎡, 전체 노외주차장의 92.2%)는 민간 수요자가 매입해 주차전용건축물을 건축했다. 민간이 주차장 용지를 매입한 경우 수익창출을 위해 음식점, 마트, 영화관 등을 설치하면서 주차장이 시설물 부설주차장으로 전락, 일반 시민들의 주차장 이용이 사실상 제한되고 있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출처: 감사원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엘에이치 국정 감사에서 “엘에이치가 수요 조사를 생략하고 상업지역 내 주차장 용지를 줄인 것은 값비싼 상업용지 매각 면적을 늘려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로 인해 시민과 상업지역 내 상인 등이 극심한 주차난에 시달리게 됐다”고 말했다. 또 “엘에이치 자료를 보면 15개 택지지구의 주차장용지 매각대금이 총 6500억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지자체 등 공공에 매각한 것은 500억원에 불과했다. 지자체 매각가격 기준은 조성원가이고 민간 매각은 경쟁입찰로 수익성이 높기 때문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변창흠 엘에이치 사장은 “공사도 지차체에 매입을 요청하고 있으나 예산부족으로 지자체가 매입을 포기해, 불가피하게 일반에 매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토부와 협의해 공급방식 변경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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