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상공인 10명 중 3명은 각종 불공정거래에 따른 피해를 경험했고, 또 이들의 40% 가까이가 불이익 등을 우려해 피해를 감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의 불공정 피해를 상담하거나 구제할 수 있는 공적 창구의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연구원이 17일 발표한 ‘소상공인 불공정거래 현황 및 대응과제’라는 연구보고서를 보면, 최근 3년 동안 소상공인의 불공정거래 피해 여부를 조사한 결과 피해 경험자 비중이 30.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비중을 등록된 소상공인 사업체 수로 계산하면 약 92만에 이른다.
정수정 중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소상공인들은 피해 사실을 인지하더라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는지를 잘 알지 못한다”며 “소상공인 불공정거래 피해 기관에 접수된 상담 건수도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연구원이 피해 경험이 있는 소상공인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37.4%가 마땅한 대처 방법이 없어 거래를 감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공정거래임에도 거래를 감내한 까닭으로는 ‘불이익을 염려해서’라는 응답이 62.4%에 이르렀다. 영세 소상공인의 갑작스러운 거래 중단은 곧바로 생존을 위협하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종업원 5~10명 미만의 소상공인 사업체에 대해서는 현재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불공정거래 피해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관의 상담센터에 들어온 피해 상담 건수는 다 합쳐도 600여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산하기관인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상담 창구를 두고 있으나 지금까지 소상공인 피해 현황에 대한 통계조차 없다.
정수정 연구위원은 “소상공인이 불이익에 대한 염려 없이 불공정거래 피해에 대처할 수 있도록 관련 법규나 지원 정책을 적극 홍보하고, 피해 발생 시 분쟁조정제도를 통해 신속하게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 정부 들어 공정거래위원회의 위상과 기능이 강화되더라도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감시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소상공인의 피해 상담 및 구제 절차에 대한 권한을 분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신설 예정인 ‘중소벤처기업부’의 각 지방청에 있는 소상공인 불공정거래 피해 상담 창구를 확대하고, 불공정거래 관련 조정권과 조사권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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