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홍콩에서 열린 ‘2017 홍콩 주얼리&보석 박람회’에 진출한 서울주얼리산업협동조합의 부스. 사진 서울주얼리소공인특화센터.
서울시 종로구 2~4가(봉익동·묘동) 일대에 몰려 있는 귀금속 가공공장과 상가는 우리나라 주얼리산업의 메카다. 귀금속 보석류와 장신구의 제조·가공에서부터 도매, 소매에 이르기까지 600여 소상공업체가 그물망처럼 연결돼 산업집적지를 이루고 있다. 1980년대 초부터 귀금속 분야 장인들이 몰려들며 자연스럽게 상권까지 형성된 이곳은 사업체 수 기준으로는 국내 전체 귀금속제조업의 약 40%, 매출로는 약 60%를 담당한다.
종로를 중심으로 한 주얼리산업은 2015년 서울시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선정한 ‘도시형 소공인 특화단지’다. 특화단지는 제품 수요가 집중된 곳에 몰려 있는 한 업종을 둘러싼 생산, 가공, 유통 등 여러 단계 기업이 밀집한 곳의 산업 역량을 진흥하기 위해서 지정된다. 또 중국 등 외국 업체에 밀려 경쟁력 쇠퇴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종로의 특화단지는 1990년대 후반부터 값싼 중국산 제품이 몰려들고 인력난과 임대료 상승 등이 겹치면서 쇠락하는 조짐을 보였다. 특화단지 지정으로 다양한 지원을 받아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와 안정적인 산업 발전을 꾀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의 자구노력도 활발하다. 360여 업체를 회원사로 둔 서울주얼리산업협동조합이 그 중심이다. 조합은 회원사의 임직원을 상대로 경영·마케팅 교육은 물론 취업준비생 기술교육 등을 주관하고 다양한 국내외 판로지원 사업도 펼치고 있다.
서울시와 공단의 지원과 조합의 다양한 사업은 지난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조이(ZOE)’라는 공동브랜드다. 조이는 조합의 주선과 지원으로 귀금속 세공기술이 뛰어난 회원사 10곳이 참여해 공동개발한 브랜드다. 서울주얼리특화센터의 최용훈 센터장은 “우리나라 귀금속조립가공기술은 18년 연속 기능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정도로 우수하다. 서울조합의 회원 가운데도 수십년 쌓은 기술력에도 독자브랜드가 없이 임가공에만 매달려 시장에서는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공동브랜드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주얼리조합의 공동브랜드는 국외 전시회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중국과 홍콩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3만달러 수출실적을 거뒀고, 올해는 같은 전시회에서 11만2천달러어치를 국외바이어들에게 팔았다. 국산 주얼리제품은 보석을 담기 전 틀을 만드는 세공작업, 즉 ‘마운틴’ 기술에서는 외국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서울주얼리조합은 단계별로 시장을 공략할 전략이다. 장인의 정성과 기술력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이런 제품의 판로를 해외시장에서 개척하고, 낮은 공임을 개선할 수 있을 만큼 소상공인들의 수익성이 개선되면 새 기술인력들이 성장하고 몰리는 산업집적지로 도약한다는 것이다.
박순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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