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0대 기업집단 중 벤처 투자가 가장 활발한 곳은 롯데그룹으로 나타났다.
28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에 따르면, 한국벤처창업학회 소속 김도현 국민대 교수 연구팀이 최근 국내 20개 기업집단의 감사보고서로 기업 벤처 활동을 조사한 결과 롯데가 총 58건으로 벤처 투자가 가장 많았다.
롯데에 이어 △지에스(GS)와 엘지(LG)가 각각 19건 △에스케이(SK) 18건 △현대자동차 12건 △삼성 10건 △씨제이(CJ) 9건 △포스코 5건 △한화 4건 △신세계와 케이티(KT), 두산이 각각 2건 △에쓰오일 1건 등의 순으로 벤처 투자가 활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농협, 현대중공업, 한진, 부영, 엘에스(LS), 대림, 미래에셋은 실적이 없었다. 다만 연구팀은 “기업 공시를 토대로 한 것으로 초기 단계의 벤처 분사나 출자 등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결과를 보면, 국내 대기업들은 외부의 초기기업에 직접 투자하거나 인수하는 등 방식의 외부기업벤처(ECV·External Corporate Venture)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는 총 58건의 기업 벤처 활동 중 51건이 이시브이(ECV)였으며, 총 19건인 지에스와 엘지는 각각 18건, 16건이 이시브이였다. 에스케이는 18건 중 16건, 현대차는 12건 중 10건이었다. 반면 삼성은 10건 중 9건, 씨제이는 9건 전부를 기업벤처캐피털(CVC·Corporate Venture Capital)로 진행하고 있었다. 이는 직접 기업에 투자하는 대신 벤처투자를 위한 펀드를 설립하거나 출자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18개사를 상대로 기업 벤처 운영 목적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복수선택), 응답 기업 전부가 ‘새로운 경제적 가치와 신사업 기회 창출’이라고 답했다. 이어 ‘혁신적 조직문화 조성’ 89%, ‘인재확보 및 인재양성’ 78%, ‘기술혁신’ 67%, ‘사업영역확대’ 44% 등 순으로 답변이 나왔다.
연구팀은 “정부의 기업 벤처 지원 정책은 ‘기업 우수 인재의 창업’인 반면 기업은 ‘혁신 및 신사업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의 입장을 조율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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