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된 5월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이 이용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이 조사는 통계법에 따른 승인통계가 아님을 밝힙니다.’지난 15일 중소벤처기업부가 ‘24차 소상공인 매출액 조사’를 발표하며 자료 하단에 덧붙인 문구다. 해당 조사는 국가승인통계가 아니어서 신뢰도가 낮다는 뜻이다. 직전까지 같은 조사를 바탕으로 낸 자료 10개에는 이 표현이 없었다. 지난 13일 통계청이 중기부에 해당 문구를 넣으라는 공문을 보낸 데 따른 때늦은 조처였다. 통계청이 이런 공문을 보내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이 조사는 중기부가 지난 2월3일부터 매주 동일한 소상공인 점포 300개와 전통시장 220개에 ‘코로나 확산 이전에 비해 매출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주관식으로 설문한 결과다. 통계청이 제동을 건 이유는 표본 추출도 거치지 않는 등 승인통계의 기본 요건을 갖추지 못한 조사를 중기부가 4월 말부터 11차례 외부에 발표해서다. 통계청 담당자의 말이다. “매출 변화를 조사할 때는 실제 매출을 바탕으로 하는데, 이 조사는 단순 설문조사였다. 조사 대상도 500여개에 그쳐 충분히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의 상황을 파악하고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엄밀하지 못한 통계라도 빠르게 수집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를 정부가 ‘공표’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500여곳의 매출 추이를 살펴본다는 의의는 있지만 전국으로 확대해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 내부에서만 활용하는 게 적절하다.”(박민규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중기부는 이 통계를 정책 성과의 근거로 가져다 써왔다. 중기부가 낸 소상공인 매출액 조사 자료 11개 중 8개는 이 조사를 토대로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온누리상품권 발급이나 대한민국 동행세일 등 정책 효과에 힘입은 결과라는 내용을 담았다. 성과 홍보를 위해 부실 통계를 끌어다 쓴 것이다. 중기부의 통계 오용 사례는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정부 주도 할인행사인 ‘대한민국 동행세일’ 성과 발표 자료에도 부실한 통계 분석 결과를 담았다. 각종 백화점·대형마트 매출 자료와 신용카드 승인액 등 소비 통계 자료를 인용하며 동행세일이 소비 진작에 효과를 봤다는 내용이었는데 비교 기간이 ‘전년 동기’·‘이전 일주일’ 등 일관성이 없었다. 특히 동행세일 기간(6월26일~7월12일)은 주말이 3번, 주중이 2번 들어가는데 견줘, 비교시점인 동행세일 이전 일주일(6월19일~6월25일)에는 주말과 주중이 1번씩 들어가 정확도가 떨어진다. 장원철 서울대 교수(통계학)는 “주말이 주중보다 매출이 더 많기 때문에 휴일 횟수를 보정했어야 한다”고 꼬집는다. 통계는 홍보의 도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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