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주가1000 턱밑…들어갈까 말까 유동성+경기회복 기대 ‘쌍끌이’ 북핵에도 꿋꿋
“박스권 상향 상승 여력”…적립식 펀드도 대안 주가지수 1000 시대가 얼마남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이르면 3월, 늦어도 상반기에는 1000을 넘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개인투자자들의 머리는 복잡하다.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차익실현을 해야 하는 시점인지 고민스럽고, 주식을 사지 못한 사람은 이제라도 들어가야 하는지, 지금 들어갔다 상투를 잡는 것은 아닌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더 오를 여력이 충분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다만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우량주를 장기 투자한다는 태도로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13일 “기관투자자들도 지수 1000을 부담스러워하고 있지만, 이번 1000은 과거와 다르다”며 “이번 대세상승기에는 과거 500~1000의 밴드가 상향조정돼 1000을 훨씬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과 같은 낙관론은 아니더라도 현재 상투가 아니라는 데는 의견이 일치한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 초기 단계며, 자금 유입이 막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증시는 상승기의 초반이나 중반”이라며 “과거보다 레벨업된 기업가치와 비교해도 지금 지수가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조정시 매수’하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시장은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 터진 북한의 핵보유 선언이 조정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주식시장의 기세를 꺾진 못했다. 1994년 6월13일 북한 IAEA 탈퇴 선언 당시 지수가 이틀 동안 30포인트 넘게 빠지고 2002년 12월12일 북한의 핵동결 해제 선언 때도 이틀 동안 20포인트 빠진 것과 비교하면 거의 영향이 없었다.(표 참조)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증시는 유동성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결합돼 오르고 있으며, 당분간 이 두 가지를 깰 만한 악재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개인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오현석 연구원은 “지수만 쳐다보면 부담스러워 들어가기가 어렵다”며 “지수에 개의치 말고 올해 턴어라운드 종목이나 기관, 외국인이 같이 매수하는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적립식 펀드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종합주가지수가 그동안 500~1000 박스권에서 머물렀지만 정보기술(IT)이나 철강은 이미 박스권을 뚫고 크게 상승했다”며 “우량주를 분할 매수해서 장기 보유한다면 지수가 어떻게 되든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하지만 심리적 부담 등을 생각하면 우량주, 분할매수, 장기보유 3박자를 모두 갖춘 적립식펀드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수가 많이 올라있는 만큼 기대수익률은 조금 낮출 필요가 있다. 김학균 연구원은 “지수가 950이기 때문에 설사 1100까지 간다 해도 수익률은 높지 않다”며 “신규 참여자들은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세중 연구원도 “예금 금리보다 조금 높은 수준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적립식 펀드나 주식형 펀드로 가고,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들은 코스닥 등에 직접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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