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원증권 “우량주로 투자 좁혀야”
올들어 중소형주가 대형주를 압도하는 주가상승률을 보이고 있지만, 중소형주의 전반적인 오름세는 지속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소형주의 강세는 유동성 장세 전개에 따른 기관투자가들의 저평가된 종목 발굴 움직임 등으로 조명을 받았지만, 기업 펀더멘털(기초여건)이나 경기흐름 등을 감안하면 주가 전망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유성식 동원증권 선임연구원은 23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중소형주의 랠리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가늠하려면 소형주들이 지금의 강세를 정당화할 만큼 펀더멘털의 변화가 있었는지 파악해야 한다”며 “소형주 랠리의 가장 기본적인 동력은 그동안 시장에서 소외되어 온 결과 여러 종목에서 가격 이점이 발생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옛 거래소시장)의 대형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5배인 반면, 소형주의 주가순자산비율은 최근의 주가 상승에도 여전히 0.5배로 대형주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코스닥의 주가순자산비율은 1.0배에 불과하다.
유성식 연구원은 “소형주의 가치척도가 이렇게 낮은 것은 펀더멘털 요인이 반영돼 있기 때문”이라며 “대형주는 당기순이익이 지난 3년간 3배 이상 늘었지만, 소형주 400여 종목의 당기순이익은 1조원대에 머무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대형주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6%를 넘지만, 소형주는 3% 수준에 그친 데다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여 펀더멘털이 약화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소형주 랠리의 다른 큰 원인은 거시경제 전망의 불투명성”이라며 “경기회복이 불확실한 가운데,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자 거시 환경에 노출이 큰 대형주보다 장기 소외로 인해 초과수익 기회가 많은 중소형주가 각광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경기회복이 본격화할수록 시장의 관심은 우수한 펀더멘털과 경기회복의 수혜를 입을 대형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우량주로 투자 대상을 좁힐 것을 권유했다.
동원증권은 주가수익률과 주가순자산비율이 낮고 주당순이익 증가율이 높아 주가 상승 여력이 많은 종목으로 한라건설, 동양백화점, 한신공영, 아세아제지 등 25개 종목을 꼽았다. 이호을 기자 he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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