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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예고된 환율복병 지수1000 ‘흔들’

등록 2005-03-10 18:18수정 2005-03-10 18:18


원-달러 환율이 또 다시 주가 1000 시대의 복병으로 등장했다.

10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한때 989원까지 급락한 뒤 간신히 1000원선을 회복했으나 증권가에서는 환율 세자릿수 진입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종합주가지수는 이날 10.13(1.0%)이나 급락하며 8일 만에 1000이 무너졌다. ‘트리플위칭데이’(선물·옵션·개별옵션 만기일)로 변동성이 확대되며 장 막판에 프로그램 ‘팔자’ 물량이 대거 쏟아진 탓도 있지만, 외국인들이 1600억원 넘게 순매도하는 등 환율 급락의 여파가 적지 않았다.

원화 강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번번이 우리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특히 이번에는 원화 강세가 국제유가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값 급등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1990년 이후 한국 증시와 미국 달러 가치의 추세를 비교해보면, 달러 약세 국면에 한국 증시는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 달러 약세로 인해 국제 유동성이 비달러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화되는 것이 한 원인이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은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을 악화시켜 주식시장에는 악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화 강세가 가파르게 진행될 때마다 수출기업들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특히 원-달러 환율 급락은 환차익을 노리는 외국인 자금의 국외 이탈 압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 외국인이 10일 오전에 순매수세를 보이다가 갑자기 1600여억원의 순매도로 돌변했다는 사실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수출타격 불보듯…외국인 1600억 팔자
곡물수입 많은 음식료업종등 수혜 전망
“환혜지 내성키운 조선등 매수” 목소리도


증시 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 부문을 중심으로 1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 급락은 수출기업들의 부담을 더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지난해 4분기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원화 강세로 타격을 받았다는 점에서 1분기 실적 조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이 환율 하락에 따른 업종별 민감도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원-달러 환율이 100원 떨어질 때 조선은 19.4%, 기계는 15.0%, 자동차는 14.7%씩 순이익이 감소하는 반면, 항공·해운은 46.2%, 정유는 18.1%, 전기가스는 15.1% 순이익이 느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하지만,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고 외채 부담이 높은 기업들은 원화 강세로 수혜를 받는다는 것이다.

음식료업종은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철강업종도 철광석과 철스크랩 등 원재료 수입이 많아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전기가스업종도 원자재를 달러로 결제해 원화 강세의 수혜주이고 항공·해운업종 역시 대표적으로 외채가 많은 분야다.

하지만 이날 증시에선 이전의 원화 강세 국면과는 조금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원화 강세의 대표적인 피해 업종인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등 조선주와 기계업종이 강세를 보인 반면 포스코·한국전력 등 수혜 업종은 오히려 주가가 내렸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환율 1000원 붕괴를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데다,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에 저가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수출기업들이 환율 변동성에 대한 적응력을 높인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화 강세가 시장에 악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국내 경기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도 깔려 있어 증시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환율 변동성이 진정될 때까지 곧바로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경기회복에다 원화 강세의 수혜를 받는 내수 관련주와 함께, 악재에 내성이 길러진 조선과 정보기술주 등을 매수할 것을 권했다. 이호을 기자 he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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