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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국내 사모펀드도 ‘먹튀’자본?

등록 2007-03-08 20:07

주요 사모투자전문회사 등록 현황
주요 사모투자전문회사 등록 현황
국내자본으로 이뤄진 이른바 ‘토종’ 피이에프(PEF·사모투자펀드)들이 기업 인수합병에 본격 나서면서 마찰이 일고 있다.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알짜자산을 팔거나 주가부풀리기에 나설 것을 우려하는 임직원들과 갈등하는 사례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벤처 1세대 대표기업인 메디슨에서는 2대주주인 칸서스(23.15%) 사모펀드가 우리사주조합(17.5%)과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분쟁이 심화된 시점은 지난해 12월 조합이 선임한 이승우 대표이사를 칸서스쪽이 해임하면서부터다. 이에 지난 1월 임직원 300여명 등이 메디슨살리기 연대를 발족시켰고 노조도 결성됐다. 최근에는 칸서스와 1대주주인 신용보증기금이 낸 대표이사 공모 공고가 직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칸서스 들어간 메디슨
KTB2005들어간 SKM
우리사주조합·노조와 갈등

메디슨 임직원들은 칸서스가 애초 공동경영 약속을 저버렸으며, 앞으로 주가띄우기에 나선 뒤 지분을 팔아치울 우려가 크다고 주장한다. 2005년 칸서스와 조합이 맺은 양해각서에는 법정관리 종결 뒤 대표이사를 조합에서 추천하며, 칸서스 보유지분의 상당부분을 조합이나 조합이 지정한 제3자에게 부여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졌다. 이에 대해 칸서스쪽의 한 핵심인사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내용”이라며 “기본적으로 금융권과 산업계의 랭귀지(언어)가 다르다”고 주장했다.

경영권 분쟁이 깊어지면서 경영지표도 나빠지고 있다. 메디슨의 매출은 2004년 1543억원, 2005년 1706억원 등 해마다 늘다가 법정관리를 졸업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히려 정체 상태이다.

또다른 사모펀드 ‘케이티비2005’가 최대주주인 에스케이엠(SKM)에서는 노조와의 갈등이 심각하다. 오디오테이프 제조업체인 에스케이엠은 지난해초 7년간의 법정관리가 끝나면서 케이티비가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 회사 노조는 “종업원 78명의 명예퇴직을 합의하는 등 많은 양보를 했다”면서 “그러나 케이티비가 경영정상화를 위한 투자를 외면했고, 최근에는 알짜자산인 면세점의 분리매각까지 추진 중”이라고 주장했다. 애초 케이티비는 종업원 전원 고용승계는 물론, 오디오부문 신규사업 마련과 면세점 시설투자 등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케이티비의 고위 관계자는 “부실을 털기 위한 재무적 구조조정을 서둘렀을 뿐, 향후 사업구조조정도 추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장기투자 약속 외면” 비난
산업구조조정 구실 한편
투자·일자리 위축 우려

장기투자를 약속했던 사모펀드가 단기 차익을 남긴 뒤 지분을 팔아버린 사례도 있다. 코아에프지의 사모펀드인 에프지텐(FG10)은 해산 한달 전인 지난해 10월 엠케이전자 543만여주(지분율 42.11%)를 대우전자부품 등이 구성한 컨소시엄에 554억원을 받고 넘겼다. 2005년말 지분을 인수한 지 10개월만에 남긴 차익은 200억원에 이른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이 회사 관계자는 “1998년 창업주가 지분을 외국계 유비에스캐피털에 넘긴 뒤 회사시스템이 선진적으로 바뀌고 경영성적도 좋아졌다”면서 “3년여간 장기투자한다던 에프지텐은 국내자본이면서도 ‘먹튀’ 행적을 보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사모펀드와 산업계가 갈등하는 사례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한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차장은 “토종이건 외국계건 사모펀드는 경영권 확보 뒤 구조조정을 벌이기 때문에 노동계와 충돌할 위험이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이찬근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는 “사모펀드가 산업구조조정 역할을 한다지만, 투자·일자리 위축현상을 빚을 우려도 있다”면서 “법정관리기업의 경우 차입형 이솝(ESOP·종업원주식소유제도) 등을 마련해 선택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는 1월말 현재 25개이며 총 이행금액은 2조8천억원에 이른다.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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