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주택대출 여파 금융시장 동반추락
가계부실 이어지면 수출 등 국내 ‘직격탄’
가계부실 이어지면 수출 등 국내 ‘직격탄’
‘중국발 쇼크’에 이어 이번엔 ‘미국발 쇼크’가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도화선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 대출) 부실이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워싱턴 소재 모기지은행협회는 13일(현지 시각) “2006년 4분기 서브프라임 모기지 연체율이 13.33%로 3분기(12.56%)보다도 높아지면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4분기 전체 모기지 연체율 역시 3분기의 4.67%보다 높아진 4.95%로 2003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앞서 뉴욕 증권거래소는 파산설이 제기된 미국 제2위 서브프라임 모기지 회사인 뉴센추리 파이낸셜에 대해 전날 거래 중지에 이어 이날 상장 폐지 결정을 내렸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우려가 점차 현실화하면서 13일 미국 증시는 급락했고, 주요 국가의 증시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14일 한국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8.68(2.00%) 떨어진 1407.37로 마감했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지수는 2.92%(501.95)나 떨어졌다. 13일 미국 다우존스지수가 242.66(1.97%)나 떨어진 영향이 컸다. 또 이 여파로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 현상이 나타나면서 14일 원-엔 환율이 814.86원으로 전날보다 10.67원이나 올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미국 경제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영원 푸르덴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단은 금융시장이 먼저 출렁였지만 만약 미국 가계의 부실로 이어진다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에도 영향을 줘 우리 경제의 실물 부문까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발 악재로 국내 증시의 조정이 좀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김영익 대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앞당겨지고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회수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식시장은 2분기 중에 더 큰 진통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당장 가계 부실의 덫으로 빠져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김화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좀더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가계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약간 시차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가계의 모기지론 이자 지급액은 전체 가처분소득 9조6천억달러의 1.6%에 불과했다.
최우성 강성만 김진철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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