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신한등권 보고서
외국인과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면서 국내 증시의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굿모닝신한증권은 23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이 22일 현재 17.63%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4월말(25.09%)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주요국 증시의 시가총액 1위 기업 비중을 보면 마이크로소프트 8.71%(나스닥), 도요타 3.87%(도쿄증권거래소), 타이완세미컨덕터(TSMC) 8.54%(대만 증권거래소), 홍콩상하이은행 32.61%(홍콩증권거래소), 노키아 37.35%(헬싱키 증권거래소) 등이다.
김학균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지난해 4월의 고점에 크게 못미치는데도 종합주가지수가 지난해 고점을 훌쩍 넘어섰다는 것은 한국 증시를 이끄는 주도 종목군이 다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기전자업종의 의존도 역시 줄어들고 있다. 90년대 이후 네번의 대세상승 국면에서 이전 세번(90년대 초, 외환위기 직후, 9·11테러 직후)은 전기전자 업종이 종합주가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기록했고 업종별 지수 상승률 순위에서도 2~3위를 차지했지만 이번 대세상승 국면(2003년 3월17일~2005년 3월11일)에서는 업종별 상승률 순위에서 최하위권으로 밀리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 의존도 완화도 눈에 띈다. 김학균 연구원은 “외국인의 순매도가 지속됐던 지난해 4분기에 코스피 저점이 낮아지지 않고 이번 달에도 시장이 잘 버티는 것은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내부 매수여력 확충 때문”이라며 “국내 증시가 외국인만 바라보는 천수답 구조에서 벗어나고 있는 조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증시는 외국인과 정보기술(IT) 업종 독점 구도에서 내부 투자주체와 정보기술 이외의 업종이 짐을 나눠지는 과정에 있다”며 “외국인이 주식을 팔아도 내부 투자 주체가 이를 소화해 내고 정보기술 업종이 부진해도 다른 업종이 빈틈을 메울 수 있다는 점은 증시의 안정성이 크게 높아졌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한국증시 변동성 축소도 이런 구조적인 변화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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