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전환사채 가격과 환산주가 추이
한광덕 기자의 투자길라잡이
6조원이 몰렸다. 지난 21일 마감한 삼성카드 공모주 청약에 들어온 일반 투자자들의 자금이 5조9567억원으로 집계됐다. 민간기업 공모 사상 최고 기록이라고 한다. 청약이 폭주하다 보니 인터넷 뱅킹 자금이체가 지연돼 주관사인 한국증권이 청약 마감시간을 1시간30분이나 연장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삼성카드 주가가 이런 열기에 화답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업권 프리미엄·보유주식 따지면 공모가 ‘훌쩍’
장외 호가도 오름세…지금은 CB 매입이 더 유리 ■ 엘지카드와 단순 비교하면 부담=2003년 카드대란으로 구조조정의 긴 터널을 거쳐야 했던 삼성카드로서는 감회가 남달랐을 것이다. 삼성카드가 유동성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자구노력을 벌이는 동안 전업계 카드 맞수인 엘지카드는 진통을 거듭하다 채권단 관리에 넘어갔고, 결국 신한지주 자회사로 편입됐다. 동병상련을 겪은 단짝을 만날 수 있게 됐다는 설렘으로 삼성카드는 증시에 올라가지만, 이미 ‘딴남자의 여자’가 돼 버린 엘지카드는 곧 증시에서 내려올 운명에 처해 있어 그 짧은 만남은 오작교의 노을이 여의도를 비추는 듯 아련하다. 상장 폐지를 앞둔 엘지카드 주가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발산하지 못한 채 모회사인 신한지주 주가의 등락을 따라 움직이고 있다. 삼성카드의 상대 가치를 엘지카드의 현재 주가와 비교할 수 없는 이유다.
삼성카드 올 추정실적과 가치 지표
공모주 분석 사이트인 아이피오스탁은 삼성카드 단기 목표주가로 올 추정 순자산가치에 은행업보다 높은 주가순자산비율(PBR) 2.5배를 적용한 7만1천원을 제시했다. ■ 장외서 사 볼까 전환사채를 살까=장외주식 전문 업체들에 따르면 삼성카드 장외주가는 상장일이 다가오면서 가파르게 상승해 현재 6만6000원~6만8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삼성카드의 예상주가를 가늠할 수 있는 또 다른 지표는 삼성카드 전환사채(CB) 가격이다. 2003년 6월에 8천억원 규모로 발행된 전환사채는 주식 전환가액이 공모가보다 낮은 4만3040원이다. 전환사채 가격도 22일 현재 채권시장에서 1만4090원으로 이달 들어서만 10% 올랐다. 채권값이 1만4090원이라면 액면가 1만원 기준 40.9%의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 이를 주식값으로 환산하면 6만643원(전환가 4만3040원×1.409)이다. 현재 가격을 비교하면 장외에서 주식을 사는 것보다 장내에서 전환사채를 사는 게 더 유리한 것이다. 물론 상장 후 주가가 그 이상으로 올라줘야 손해를 안 본다. 기존 전환사채 보유자는 주가가 그 이상 오르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면 전환하지 않고 채권형태로 파는 게 낫다.
한광덕 기자의 투자길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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