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수익률’ 보기를 돌같이 하라
성적 나빴던 펀드에 상승 기회 더 많아
여러 유형에 나눠 가입해 안정성 높여야
여러 유형에 나눠 가입해 안정성 높여야
[이상건의 펀드 이야기]
#질문 최근 신문을 보니까 중소형주 펀드들의 수익률이 좋다는 기사가 많은데, 지금이라도 중소형주 펀드에 가입하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다른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요?
주식형 펀드를 선택할 때는 펀드 스타일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주식형 펀드라고 다 같은 주식형 펀드가 아니라는 얘기다. 국내에서 시판되는 주식형 펀드의 스타일을 크게 구분하면 인덱스형, 성장주, 가치주, 배당주, 중소형주 펀드 등이다.
인덱스 펀드는 코스피 지수를 따라서 움직이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한마디로 시장을 통째로 사들이는 펀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주식을 살 수는 없기 때문에 지수 영향력이 큰 시가총액 상위종목으로 인덱스를 구성한다. 인덱스 펀드는 고객들이 돈을 맡기면 수동적으로 시가총액에 따라 이들 종목에 기계적으로 배분한다.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의 역할이 별로 없기 때문에 수수료도 저렴한 편이다.
인덱스를 제외한 다른 펀드들은 펀드매니저들이 적극적으로 운용을 한다. 인덱스 펀드보다 수수료를 더 받기 때문에 펀드매니저들의 투자 성과는 인덱스 대비 몇 %의 초과 수익을 얻었는가를 기준으로 평가를 받는다.
성장주 펀드는 대개 지수 영향력이 큰 대형주들이 많이 편입돼 있다. 반면 배당주 펀드는 배당금을 많이 주는 주식들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고배당주들은 대부분 가스회사, 담배회사, 정유회사 등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기업들이 많다. 이들 주식은 주가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무거운 편이다. 펀드매니저들도 연 10% 가량의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 중소형주는 말 그대로 중소형 우량주에 투자하는 펀드다. 가치주는 내재가치보다 저평가된 종목을 사서 내재가치에 도달할 때까지 장기 보유하는 펀드다.
어떤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최근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중소형주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의사 결정일까? 이에 대한 대답을 얻기 위해서는 과거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시작한 2003년에 가장 수익률이 좋았던 펀드들은 대부분 성장주 펀드였다. 그러나 2004년에는 배당주 펀드, 2005년에는 중소형주 펀드의 수익률이 좋았다. 매년 수익률이 높았던 스타일의 펀드에 돈을 투자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중소형 펀드를 예로 들어 보자.
2005년에 중소형 펀드에 투자했다면, 2006년 내내 마음고생을 했을 것이다. 2006년도에 수익률이 가장 저조했던 펀드가 중소형주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시 2007년에는 중소형주가 시세를 분출하며 약진을 했다. 이런 경험은 우리에게 두 가지 투자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첫째, ‘수익률 1위’를 보고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급적이면 여러 스타일의 펀드에 돈을 나눠 투자하는 것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이는 길이다. 둘째, 추가 투자할 때는 수익률이 좋았던 스타일의 펀드보다는 나빴던 펀드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수익률이 낮다는 것은 해당 스타일의 펀드가 보유한 종목들의 주가가 싸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수익률이 좋아질 여지가 더 많은 것이다. 지난해 중소형주 펀드의 수익률이 나쁠 때 추가 투자를 했던 사람들은 올해 큰 보상을 받았을 것이다.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부소장 lsggg@miraeasset.com
이상건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부소장 lsggg@miraeass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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