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센터장들 절반이 “7·8월 가능성”…“개인들 겁없이 달려드는 모양새”
12일 코스피지수가 1900 고지에 올라섰다. 1800을 넘어선 지 한달이 안 걸린, ‘브레이크 없는 질주’다. 그럼에도 증시는 ‘더 오르리라는 기대감’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이날 <한겨레>가 인터뷰한 주요 증권사 10곳의 리서치센터장들은 지수가 2천까지 오르리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올해 2000까지 갈까?=과열에 대한 우려와 단기급등 부담감이 커지고 있음에도 증시의 최대 관심사는 2천 돌파다. 이날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급상승에 따른 조정이 일어날 경우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점진적으로”든, “현 추세대로 빠르게”든 2천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짚었다.
다수는 8월 안에 가능하고, 아니면 내년 상반기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내다봤다. 조용준 신영증권 센터장은 “투자심리가 어느 때보다 강해 현 추세 그대로 2천까지 밀고 올라갈 수 있다”며 “이번에 돌파하지 못하면 4분기 조정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센터장도 “늦어도 8월이면 지수 2천을 돌파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에는 “일단 1900 돌파 뒤 숨고르기를 펼치다 기업 실적 개선을 확인하고 나서 점진적으로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센터장과 유재성 삼성증권 센터장은 오는 9~10월께 2천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급상승 배경=강한 상승 추세에 대한 믿음은 △풍부한 유동성 △기업 실적 개선 △경기 호전 △강한 투자심리 등을 밑에 깔고 있다. 넘쳐나는 유동성이 증시에 들어오며 수급을 탄탄히 하고 있는데다, 경기 호전에 따라 기업실적까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유재성 센터장은 “풍부한 유동성이 증시로 몰려들면서 수급상황이 크게 좋아지고, 기업 실적 개선 등 다른 호재까지 맞물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성국 대우증권 센터장도 “경기회복 기대감과 간접투자 활성화로 매일 주식형 펀드자금이 2천억∼3천억원씩 들어온다. 기관이 주식을 안 살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투자심리도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이종우 한화증권 센터장은 “(개인투자자들이) ‘내일도 오를 거다’라는 생각으로 겁없이 달려드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 재평가 과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용준 센터장은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 등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잠재적 복병은?=2천까지 가는 길에, 금리와 유가는 잠재적 복병이다. 대다수 센터장들은 세계적인 금리 인상 움직임과 이로 인한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자가 싼 엔화를 빌려다 투자하는 자금) 이탈 가능성을 최대 시장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홍성국 센터장은 “경기가 호전되면서 금리 인상 요인이 커지는데, 이는 유동성 긴축으로 이어져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명석 동양종금증권 센터장은 “하반기 일본 중앙은행이 여러 차례 금리 인상을 하면, 글로벌 유동성의 상당 부분인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빠져나가 조정의 빌미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 급등하는 유가도 불안하다. 문기훈 굿모닝신한증권 센터장은 “현재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상회하는데, 장기적으로 물가를 부추겨 금리 인상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급등에 따른 투자심리의 부담감도 언급됐다. 서명석 센터장은 “솔직히 단기 급등이 가장 큰 악재”라고 했고, 유재성 센터장도 “한국 증시의 상승속도를 부담스럽게 보는 외국인들이 앞으로 매우 보수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회의실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잠재적 복병은?=2천까지 가는 길에, 금리와 유가는 잠재적 복병이다. 대다수 센터장들은 세계적인 금리 인상 움직임과 이로 인한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자가 싼 엔화를 빌려다 투자하는 자금) 이탈 가능성을 최대 시장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홍성국 센터장은 “경기가 호전되면서 금리 인상 요인이 커지는데, 이는 유동성 긴축으로 이어져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명석 동양종금증권 센터장은 “하반기 일본 중앙은행이 여러 차례 금리 인상을 하면, 글로벌 유동성의 상당 부분인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빠져나가 조정의 빌미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 급등하는 유가도 불안하다. 문기훈 굿모닝신한증권 센터장은 “현재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상회하는데, 장기적으로 물가를 부추겨 금리 인상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급등에 따른 투자심리의 부담감도 언급됐다. 서명석 센터장은 “솔직히 단기 급등이 가장 큰 악재”라고 했고, 유재성 센터장도 “한국 증시의 상승속도를 부담스럽게 보는 외국인들이 앞으로 매우 보수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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