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수익률이 코스피 상승률보다 낮은 펀드 10개
성장형 10개중 3개 수익률 41% 안돼
흐름 못쫓아 부진…갈아타기는 신중해야
흐름 못쫓아 부진…갈아타기는 신중해야
최근 6개월간 코스피지수가 41.12%나 올랐지만, 국내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성장형 펀드 10개 중 3개는 지수 상승률에도 못미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설정액 100억원 이상이고 주식 투자 비중이 70% 이상인 국내 성장형 펀드 188개의 수익률을 살펴보니, 52개 펀드 수익률이 41% 이하였다.
이들 펀드들은 상반기 주식시장에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가, 성장주보다는 가치주(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종목)가 높게 평가 받았는데도, 시장 흐름에 벗어난 운용 스타일을 고수하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들 펀드 수익률이 다른 펀드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해서 쉽게 펀드를 갈아타기 보다는, 펀드의 운용 스타일과 철학, 앞으로의 시장 흐름 등을 잘 판단해 환매 여부를 결정하라고 권했다.
이들 188개 펀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익률을 거둔 펀드는 대투운용의 ‘BigStyle 주식1 ClassC 1’이다. 이 펀드는 6개월 수익률이 29.23%다. 6개월 수익률 1위 펀드인 ‘CJ지주회사플러스주식 1-C1’(69.39%)과 비교하면 수익률이 40% 가까이나 차이난다. 이 펀드를 운용한 도병원 대투운용 주식운용부장은 “투자종목 수가 10개 내외로 제한돼 있어 운용상의 애로점이 많았는데, 최근 15개로 종목을 늘렸다”며 “상반기에 많이 오른 조선주 비중이 초기엔 없었고, 상반기에 부진했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포함돼 있어 수익률이 부진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는 “상반기에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의 격차가 벌어졌는데 격차가 조만간 좁혀질 것”이라며 “하반기에 대형주 위주의 시장 흐름이 나온다면 다른 펀드보다 수익률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하위 펀드 10개 가운데 SH자산운용 펀드가 5개나 포함돼 있다. ‘BEST 알부자적립식혼합1’과 ‘Tops프리미엄주식1-B’ ‘Tops노블레스종류형주식1-A’ ‘미래든적립식주식1’ 등이다. 김해동 SH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Tops노블레스 펀드나 미래든적립식주식 펀드는 워낙 덩치가 큰 펀드들이라 대형주 중심으로 운용하다보니 수익률이 부진했고, BEST 알부자적립식 펀드는 애초 펀드를 설계할 때 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면 주식편입비중을 줄이도록 했기 때문에 부진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운용 절차와 시스템을 대폭 개선했으니 앞으로는 안정적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상반기엔 반도체, 자동차, 은행주들의 수익이 좋지 않았는데, 시장 흐름을 못쫓아간 펀드들은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면서 “5월 이후부터는 대형주 중심으로 시장 흐름이 바뀌고 있어 상반기에 좋지 않았던 펀드들을 환매하면 자칫 뒷북치기가 될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부 펀드 운용사들이 시장의 리더가 되려고 하기보다 시장의 평균에 만족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이런 점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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