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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버핏 “한국 증시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매력적”

등록 2007-10-25 14:45

'가치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은 25일 한국을 처음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 주식시장이 최근 많이 올랐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버핏은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손자회사인 대구텍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주식시장은 세계 대부분의 증시와 비교했을 때 저평가를 받고 있다"며 "여전히 투자대상 기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주로 대기업에 투자하며 비즈니스가 이해 가능하면서 영속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 유능하고 정직한 사람이 경영하는 기업, 합리적인 사업을 하고 기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워런 버핏과의 일문일답.

-- 한국 아시아 지역에서 기업을 추가로 인수 의사가 있는지.

▲ 우리는 세계 어느 곳에서나 같은 기준으로 투자대상을 선택한다. 대기업이면서 우리가 비즈니스를 이해할 수 있고 영속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어야 한다. 또 유능하고 정직한 사람이 경영하는 기업이면서 합리적인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을 찾고 있다.

--한국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인지.

▲ 한국의 주식시장은 수년 전까지 지나치게 저평가를 받고 있으며 지금도 세계 대부분의 증시와 비교했을 때 저평가를 받고 있다. 나와 버크셔 해서웨이는 약 4년 전부터 한국 주식에 투자해왔다. 이미 공개한 POSCO 말고도 기아차, 현대제철(옛 INI스틸), 신영증권 등에도 투자했다. 개인 투자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이 한국 기업이었던 적도 있었지만 주가가 올라 지금은 한 곳을 빼고는 모두 합리적인 가격에 처분했다. 투자 파트너인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도 나와 비슷한 시기에 한국 주식에 투자해 상당한 수익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경제는 향후 10년 동안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들의 주가이익배율(PER)과 경제 성장세, 성실한 5천만 명의 국민 등을 고려할 때 한국 시장은 매력적이다.


--최근 거품 논란이 제기된 중국 증시에 대한 견해는 어떤지.

▲ 중국 증시에 대해 어떤 견해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10%대 경제성장 덕분에 거침 없는 상승세를 구가하고 있는 중국 증시가 오버슈팅(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이 몰리고 주가가 급등하면 시장은 결국 조정을 거치게 된다. 미국에서도 IT붐으로 주식시장에 거품이 낀 이후에 조정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와 비교할 때 중국 시장이 어느 수준에 와 있는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외환시장과 미국 달러 가치에 대한 의견을 말해 달라.

▲ 지금까지 외환 거래를 다양하게 해왔다. 직접적으로 외환 거래 투자를 하고 있다. 22억 달러의 수익을 냈고 최근에는 1억 달러의 수익을 더 냈다. 외국 기업에 대한 주식 투자도 하고 있다. 예컨대 영국 테스코 주식을 샀으며 포스코도 원화로 사들여 환차익만 3억~4억 달러를 벌었다. 앞으로 달러화는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외환투자와 해외 기업투자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

--한국 상승 배경과 전망에 대한 견해는.

▲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가 발생했을 때 경제에 문제가 많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지나치게 낮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이후 한국 정부와 개별 기업의 노력을 통해 기업들이 재무구조가 개선됐다. 2002년부터 2003까지만 봐도 주가익배율(PER)이 3~4배에 불과한 좋은 회사가 많았다. 포스코도 지나치게 저평가를 받고 있었다. 이 회사 말고도 기아차, 현대제철(INI스틸), 신영증권 등에도 투자했다.

--앞으로도 또 다른 기부 계획이 있는지.

▲ 모든 주식을 자선단체에 낼 계획이다. 모두 5곳에 내고 제일 큰 기부가 게이츠-멜린다 재단으로 보낸 것이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의 99%는 다 기부할 계획이라고 보면 된다.

--대구텍의 기업공개(IPO) 계획은 있는지.

▲IPO 계획은 없다. 이 회사의 장기 성장성이 중요하다.

--투자비법이 있으면 공개할 수 있는지.

▲ 특별한 투자 비법은 없다. 주식을 살 때 하나의 '비지니스'로 보고 주식을 사라. 표를 보고 주식의 거래 전문가 조언 등을 듣고 가격이 오를 걸 기대하고 사지 마라. 예컨대 몇 년전 시장에 나온 포스코 주식을 주당 15만원에 사들였다. 포스코의 기업가치가 15만원보다는 높다는 판단에서였다. 주식을 사지말고 비즈니스를 사라고 조언하고 싶다.

--한국에서 펀드 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데 일부 투자자들은 버블이란 말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 버블이란 사람들이 경제 펀더멘털과 기업 가치를 고려하지 않고 투자할 때 발생한다. 가격이 급등하는 동안 투자자들은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라는 환상을 갖게 된다. 1600년대 네덜란드의 튤립 투자가 그 좋은 예다. 일하는 것보다는 튤립을 사는 것이 더 좋은 투자라고 사람들은 믿었다. 한국 주식시장에 거품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기술주를 기피하고 있는데 국내 인터넷주에 투자할 생각은 있는지.

▲ 기술주에 투자할 정도로 똑똑한 사람이 아니다. 기술주에 투자하려면 변화를 예측해야 한다. 그러나 나는 그런 예측을 하지 못한다. 예측 가능하면서 앞으로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 대구텍 같은 기업을 계속 갖고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한국 주식시장의 규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고 싶다. 혹 투자를 하고 후회한 적은 없었는지도 알려달라.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은 정보가 잘 공개된다는 점이다. 처음 투자를 고려한 4년 전 시점과 비교해도 놀랄 정도로 개선됐다. 회사들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쉽게 알 수 있었다.미국의 SEC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금까지 많은 기업에 투자했지만 후회한 적은 없다. 전반적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고 생각한다.

--성장성을 보고 북한에 투자할 생각은 있는지.

▲북한의 상황이 굉장히 많이 달라져야 투자가 가능할 것 같다. 나이가 77살인데 이런 질문을 받는게 고맙다.(웃음) 내 생에서 그런 일이 있다면 좋겠지만 너무 먼 이야기다.

--나이에 비해 상당히 건강해 보이는데 건강관리 비법을 알려달라.

▲ 코카콜라 지분의 8%를 보유하고 있다. 콜라를 많이 마셔라. 나처럼 77살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거다.(웃음)

--페트로차이나 투자에 대해서는 윤리적인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는데.

▲페트로차이나는 일류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페트로차이나가 윤리적이지 않다는 주장은 잘못됐다. 기업을 윤리적인 기준으로 보는 것 차제가 맞지 않다. 미국에도 많은 담배 회사들이 있는데 그런 회사들이 비윤리적이라고 할 수 있나.

--한국 내에서 어떤 산업이 유망하다고 보는지.

▲ 이해할 수 있는 산업에 대해 매력을 느낀다. 향후 10~20년 동안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 기업에 투자한다. 철도나 항공 등 다양한 산업의 수백 개 기업을 살펴본다. 10년 이후에 이 회사가 어떻게 변할 지 알 수 있는가, 경영진을 신뢰할 수 있는가, 유능한가, 이 기업의 가치가 어떤가 등을 고려한다. 투자할 만한 기업이면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김호준 김태균 기자 hojun@yna.co.kr (대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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