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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0.31 19:49 수정 : 2007.10.31 22:55

국외펀드 홍수

주식형펀드의 43%나 되지만 전문가 거의 없어
투자자들 “브릭스 투자할 때 어디에 물어보나”

중국펀드에 가입한 홍아무개(42)씨는 요즘 중국 증시 급등락에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중국 증시 과열 논란이 계속되는데다, 중국 경제나 중국 증시에 대해 믿을 만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홍씨는 “언론을 통해 간헐적으로 정보를 얻기도 하고 증권사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기도 하지만 누구도 시원스럽게 답을 해주지 않는다”며 “국내 증시보다 외국 증시는 정보 접근이 쉽지 않아 더 불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국외펀드 인기가 치솟으면서 국외펀드 판매는 늘어나지만, 국내 증권업계에서의 외국시장 리서치 및 운용 능력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특히 최근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중국 쪽의 경우에도 전문가들이 부족해, 중국펀드 투자자들의 정보 갈증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10월25일 기준 국외펀드 설정 잔액은 40조3436억원으로 국내펀드 설정잔액(53조2212억원)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전체 주식형 펀드에서 국외주식형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말 14%에서 43.1%로 급증했다. 그런데도 관련 업계의 정보 서비스는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중국 시장 쪽을 보면, 중국 관련 애널리스트를 둔 증권사는 굿모닝신한·대우·미래에셋·신영·한화·한국투자 등 몇몇 증권사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마저도 주니어급 애널리스트들이 대부분이고 인원도 1~2명에 불과해 깊이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그나마 중국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인도·브라질을 비롯한 브릭스 국가나 베트남, 동유럽 쪽은 전문 식견을 가진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 이렇다 보니 국외 시장에 대한 정기적인 보고서를 내는 곳이 거의 없고, 특정 이슈가 터졌을 때 보고서를 내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실제로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엔가이드가 올해 초부터 31일까지 각 증권사에서 낸 전체 보고서(5만3545건) 가운데 중국 관련 보고서를 집계해보니 646건(1.2%)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중국펀드 관련한 보고서는 겨우 12건이었다. 인도 관련 보고서는 같은 기간에 고작 34건, 베트남 관련 보고서는 8건밖에 나오지 않았다.

전병서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외시장 쪽이 이제 시작 단계라 증권사들의 인프라가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관련국 언어를 잘하고 업무 경험이 있는 인력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점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자산운용사들은 국외펀드를 쏟아내고 있지만, 대부분 자체 리서치 및 운용 능력이 안 돼 외국 운용사들의 운용전략을 그대로 따 와 운용하는 ‘복제 펀드’가 대부분이다. 중국 펀드의 경우 미래에셋과 한국투자증권만이 직접 운용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대부분 복제 펀드다. 복제 펀드의 경우 국외펀드 매니저의 리서치 자료를 국내 운용사에서 번역한 뒤 판매사와 영업사원을 거쳐 투자자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시의성이 떨어질 수 있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대표는 “펀드 판매사들은 국외투자에 필요한 심층적인 정보 리서치 자료나 시황 자료 등을 충분하게 제공할 의무가 있으므로 그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여전히 판매 수수료만 챙기는 데 그치고 있다”며 “판매사들은 국외 리서치 투자를 늘려야 하고, 자산운용사들은 국외 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국외 파트너와 유기적인 관계를 맺어 독자적인 운용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선아 윤은숙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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