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거머쥔 미래에셋증권의 ‘미래’는?
2분기 순이익 214% 늘며 주가 한때 20만원대
‘국외 개척’에 달려…‘인사이트펀드’ 첫 시험대
‘국외 개척’에 달려…‘인사이트펀드’ 첫 시험대
놀라운 실적 발표로 최근 주가가 급등한 미래에셋증권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일 삼성증권을 제치고 증권업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거머쥔 이 기업은 5일에는 시가총액 7조3천억원을 기록하며, 2위인 삼성증권(7조176억원)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 자산운용 후광 효과=미래에셋증권은 올해 2분기(7~9월)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각각 1084억원과 803억원 기록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다. 지난 한 주간 유가증권시장의 주가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성장은 계열사이자 ‘펀드 공룡’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후광 효과 덕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 순자산총액(설정액+수익 증가분)의 증가로 펀드와 랩 상품 판매 수수료가 전분기에 비해 29.7%나 늘면서 이익 증가를 견인했다.
자산관리형 증권사로서의 경쟁력은 고액 자산가와 기관들의 거래비중을 늘리면서 위탁매매 수익 증가에도 영향을 끼쳤다. 미래에셋증권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389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5.2% 늘어났다.
서보익 한누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본시장 성장과 함께 증권사의 가치는 주식 위탁대금뿐만 아니라 간접투자시장 및 계열 자산운용사의 성장분을 반영해 평가될 것”이라며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평가 역시 다각적인 측면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길원 대우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의 가파른 성장은 자산운용사의 선도적 신상품 개발과 인기 덕이었다”며 “최근 인기를 끈 인사이트펀드와 같은 신상품이 성공해 신뢰를 구축한다면 미래에셋증권의 영업이익 증가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국외시장이 시험대=전문가들은 미래에셋증권의 미래가 국외시장 개척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박선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에서 성공한 미래에셋증권이 국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은 주가를 한단계 높일 수 있는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자산운용사의 선 진출’에 이은 ‘증권사의 후 진출’ 전략을 통해 아시아 등 국외시장으로의 빠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앞으로 국내 리서치를 줄이고 홍콩 중심의 아시아 지역 운용체제로 개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설정된 지 채 1주일도 안돼 2조1000억원을 끌어 모은 ‘인사이트펀드’는 미래에셋금융그룹의 국외 시장 진출 능력을 재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인사이트펀드는 헤지펀드와 비슷한 성격을 띤 펀드로 대상 지역과 자산을 미리 정해놓지 않고,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을 옮겨 다니면서 투자하는 ‘스윙펀드’다.
미래에셋 쪽은 이 펀드를 ‘미래에셋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매력적인 투자대상에 집중 투자할 수 있는 펀드’로 소개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세계 어느 곳에든 투자한다는 인사이트 펀드는 세계적 네트워크와 풍부한 인력 없이는 좋은 수익률을 내기 힘든 상품”이라며 “만약 이 펀드가 성공한다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세계적 운용 능력이 입증돼 미래에셋금융그룹 전체 평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미래에셋증권과 코스피지수 추이 / 증권사 시가 총액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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