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만에 내림세로…상승 탄력 둔화될 듯
전문가들 “매물 몰린 420~460선 걸림돌” 코스닥시장이 9일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거래소시장이 일부 정보기술(IT)주를 중심으로 비교적 강한 반등세를 나타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거래소시장과 달리 연초 강세를 지속했던 코스닥시장이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돌입한 것인지, 추가 상승을 위한 일시적인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인지 투자자들 사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매물부담 크다 =코스닥지수는 11일 전날보다 2.15(0.51%) 떨어진 416.56으로 마감했다. 이로써 코스닥시장의 연속 상승행진은 8거래일에서 멈췄다. 코스닥지수는 8일 연속 상승하는 동안 13%나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했다. 17%가 넘는 지난 한해 동안의 하락폭을 불과 8일 만에 대부분 회복한 셈이다. 따라서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시점에 이르렀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코스닥지수가 380을 뚫고 420 수준까지 가뿐히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이 지수대의 매물 부담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후 코스닥 지수대별 거래량 분포를 살펴보면, 370에서 380까지 구간에 거래량이 가장 많이 몰려 있음을 알 수 있다.(그래프 참조) 하지만 380부터 420까지는 상대적으로 거래량이 적어 매물 부담이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420 이하는 지난 2년간 대세하락 국면의 마지막 급락기에 거래된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매물부담이 적은 편”이라며 “코스닥지수가 360~380 구간을 돌파하는 데 6개월이 소요된 반면, 380~420 구간을 뚫는 데 불과 2주가 걸린 이유가 여기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420~460의 지수는 또 한번 매물대가 집중된 구간이어서 420을 돌파하기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이 코스닥지수의 추가 상승을 예견하면서도 상승 탄력이 현저하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 단기 조정에 그칠 듯 =11일 코스닥시장이 소폭이기는 하지만 약세를 보인 것은 거래소시장의 반등과 견주어 코스닥 투자자들의 우려를 사기에 충분했다. 코스닥시장의 강세는 거래소시장의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이란 측면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스닥의 오름세가 꺾였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부 벤처활성화 대책의 영향이 여전히 크고, 거품도 상당부분 해소돼 가격 이점이 있는 등 시장여건이나 투자심리가 추가 상승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의 조정을 단기 급등에 따른 한차례 숨고르기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종우 한화증권 상무는 “주변 여건이 부정적인 거래소시장의 틈새시장으로서의 가치가 여전하고, 상승종목이 테마주에서 대표주들로 옮겨오면서 제 가치를 반영하는 형태로 코스닥시장이 변하고 있다”며 “추가 상승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코스닥시장이 정부 정책지원과 맞물려 장기간 소외받았던 데서 일어서는 것이어서 파괴력은 더 크게 나올 수 있다”며 “20일 이격도가 107이 넘어 다소간의 이격 조정을 거친 뒤 재상승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의 조정국면을 짧게는 1~2일, 길게는 이달 말까지로 내다봤다. 그리고 재상승 때 1차적인 저항선은 430~450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종우 상무는 “1차적으로 450 정도까지 오른 뒤 제대로 된 조정을 받을 것”이라며 “그 이상의 지수 상승은 거래소시장이 같이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는 고객예탁금의 유입이 없는 상태에서 발생하는 상승이지만 코스닥이 450선을 뚫는다면 풍부한 유동성이 유입돼 더 강한 오름세를 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기술적 분석으로 430선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을 기자 he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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